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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5일 일요일

비교역사사회학, 찰스 틸리

비교역사사회학(사회과학신서 37)


찰스 틸리 지음 | 안치민 외 옮김 | 일신사 | 1999년 02월 25일 출간

목차

001. 지적 준비
002. 해로운 네 가지 가정
003. 더 해로운 네 가지 가정
004. 비교방법
005. 개별화비교
006. 보편화비교
007. 변이발견비교
008. 포골화비교
009. 결론 

출판사 서평

이 책은 그 제목만으로 짐작하기에는 비교역사사회학을 공부하는 사회학도들의 '교과서'로나 쓰일 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 책은 사실 20세기의 사회과학 담론에 대한 성찰적 비판이며 새로운 대안 모색이다.

틸리는 이 책에서 20세기의 사회과학 담론의 대부분이 사실은 19세기의 가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8가지로 범주화하여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의 대두와 함께 20세기 담론의 개념적 분석 단위였던 '국가'의 역할과 위상이 무엇인가라는 점은 가장 큰 논쟁지점이며, 이미 세계체제론 등의 거시적 관점에 의해 비판되고 해체되고 있다. 이런 사회과학의 시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분석 방법과 단위로서 거대 구조와 폭넓은 과정에 대한 대규모 비교라는 틸리의 제안은 분명 들어볼 만한 방법론적 제안일 것이다
  •   최근 사회과학이 미시적 흐름에 주목하면서 거시사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주류의 거시사는 세계화, 민주주의, 소통과 교통의 혁신이라는 세계사적,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서 점점 연구 영역에서 밀려나고 아래로부터의 개인, 일상생활 등에 초점을 맞춘 미시사가 사회과학의 중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그렇지만, 과거 사회과학의 논지는 주로 위에서 아래로, 국가와 역사 중심의 거시적 흐름이 주류였다.  연구 주제도 초기의 사회과학자들인 맑스, 베버, 뒤르켐 등의 연구에서 보듯이, 주로 자본주의, 계급갈등, 도시화와 빈곤, 산업 노동자등 19세기 서구 사회의 진보와 진화론의 관점에서 출발하였다. 거대한 사회적, 역사적 변화 속에서 “진보” 특히, 서구유럽의 산업발전이 중요했다.
      ‘왜 서구유럽은 자본주의와 산업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는가?’라는 기본적인 인식이 이미 학문 연구에 기본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당시의 제국주의적 분위기, 진화론, 국민국가의 등장과 더불어 사회과학 학문분과의 출현과 발전을 추동했다.  이 분석들은 부르주아적 시각이 깊이 침투해있고 결론은 대부분 서구유럽 사회가 진보된 사회이며 이성적이고 우월한 사회라는 것이었다(맑스는 부르주아적 시각을 비판했으나 그도 진보론적 사고틀에서 연구주제를 분석했다). 그리고 자본주의와 산업 사회는 인간의 진보와 진화의 승리라는 암시 속에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노동자들, 가난한 자들)이나 국가들(서구유럽이나 미국,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지역)을 열등하고 퇴보와 미개 등으로 치부했다.  제국주의와 우생학이 횡행하던 19세기의 이분법적인 사고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인식 체계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과학의 태동이 19세기에 이뤄진 까닭에 19세기 산업사회의 사고틀이 첨단정보화 사회인 현재도 적용되는 것이다.
      비교사 방법은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연구다. 연구 주제는 상당한 역사 기간 동안 이뤄진 변화를 다루기 때문에 보통 수십 년이나 수백 년 단위의 변화를 연구해야한다. 비교 대상들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변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 변수가 어떤 이유로 비교 대상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추적하는 과정은 거대한 주제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이 책의 주요 논지는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다. 경직된 사고틀은 여전히 사회과학을 붙잡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해로운 가정의 틀에서 벗어나 비교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틀 및 연구 방법의 쇄신을 주장한다. 이 책은 1980년대 쓰였으나, 저자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하나의 거대 질문(big question)을 제기한다: 우리는 19세기의 세계를 변형시켜 왔고 또 오늘날 우리 세계를 변형시키고 있는 대규모의 구조와 과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까?(p.20-21)”

     
       “내가 의도하는 것은 세계의 특정 시기와 범위 내에서 원인을 구체화하고, 그 시간-장소의 한계 내에서 각 예들간의 변이를 밝히고, 제시된 시간과 장소로부터 나온 유용한 증거들과 일치하는 진술들이다.  거대 구조, 폭넓은 과정 그리고 대규모 비교에 관한 분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불확실한 진술들을 엮는 기둥을 제공한다(p108).” 

현대 사회이론의 흐름, 브라이언 터너

 

현대 사회이론의 흐름
브라이언 터너 지음 / 고형면, 고호상, 권오헌, 김민규, 박선권, 박형신,이택면, 정헌주, 최원기, 홍성태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10-02-27 발행 / 신국판 / 양장 / 912면 / 59,000원
ISBN 978-89-460-5236-9 93330
분야 : 사회학
 
 이 책은 고전시대에서 포스트모던 시대에 이르는 사회이론에 관한 글들을 모아 놓은 독보적인 모음집이다. 이 책은 사회, 정치, 문화, 젠더, 인종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쟁점들을 최근의 쟁점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루고 있다. 글쓴이들은 해당 주제에 대해 매우 신뢰할 만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매우 가치 있는 참고문헌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 존 오닐, 요크대학교, 토론토

독자들의 편에 서서 개정된 이 안내서의 인상적인 모티브는 브라이언 터너가 ‘치장적 이론’―문화이론이 자체의 목적으로 삼아 온 것―이라고 부른 것을 추방하는 것이다. 그는 새롭게 추가된 장인 사회인류학과 몸에 관한 장에 반영되어 있는 비교·역사연구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 레이 팔, 켄트대학교

이 책은 블랙웰이 출판하고 있는 ‘길잡이’ 시리즈의 하나인 The Blackwell Companion to Social Theory(second edition)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사회이론 책들은 교과서로 집필된 것으로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고급 수준의 이론을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사회이론의 발전을 학자별이 아닌 주제(관점)별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국내에 출판된 사회학이론 교과서와는 커다란 차별성을 지닌다. 그것도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학자들이 사회, 정치, 문화, 젠더, 인종 등 사회이론의 전 영역을 최근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집어가며,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글쓴이들은 해당 주제에 대해 방대한 참고문헌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사회학 전공자는 물론 사회과학 전반의 전문가와 학부 고학년, 대학원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제1판의 성공을 바탕으로『현대 사회이론의 흐름(제2판)』에는 완전히 새로운 네 개 장, 즉 사회이론의 토대, 인류학, 현상학, 몸의 사회학에 관한 장을 추가했다. 제1판에서 나온 내용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정·확대·경신했으며, 페미니즘은 제2의 물결 페미니즘과 현대의 페미니즘이론,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논의를 확충했다.
이 책은 사회현실에 관한 현대의 분석을 틀 짓는 다양한 접근방법과 분석틀을 통해 학생들과 학자들을 인도한다. 주요 초점은 포스트 고전적인 근대 사회이론에 맞추어지지만, 하버마스, 푸코, 데리다 같은 주요 포스트 고전사상가들도 검토된다. 이들은 파슨스, 고프먼, 엘리아스 같은 인물들이 발전시킨 고전적 전통의 맥락에서 등장한다.
세계의 선도적인 사회이론가들이 집필한 18개의 글을 이론가 중심이 아닌 주제별로 묶어낸 이 책은 현대 사회이론 내의 주요 논쟁과 발전은 물론, 고전사회사상의 전통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동시에 방대한 참고문헌들은 현재의 문헌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머리말
감사의 말
제1부 토대 Foundation
제2부 행위, 행위자, 체계 Actions, Actors, Systems
제3부 사회·문화분석의 관점들 Perspectives on Social and Cultural Analysis
제4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점들 Perspectives on Time and Space
제5부 사회이론의 현대적 발전 Contemporary Developments in Social Theory
제6부 지식인과 공론장 Intellectuals and the Public Sphere
책을 옮기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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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론과 사회정책, 모리스 멀러드 외

사회이론과 사회정책 (사회과학신서 65)


모리스 멀러드 외 지음 | 박형신 외 옮김 | 일신사 | 2004년 09월 03일 출간

책소개

각종 사회정책을 뒷받침하거나 반대하는 이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 기존의 정책이론들과 새롭게 등장하는 이론들을 정책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들 이론이 갖는 의미를 평가하였다. 사회정책 담론들의 주요 패러다임과 이슈들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사회, 정치, 경제의 변동에 대한 해석의 범위를 검토한다.

목차

1. 서론: 사회에 대한 이해
제1부 종래의 패러다임들: 우리는 사회이론을 어떻게 이용했는가
2. 케인스 경제학
3. 맑스주의
4.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5. 보수주의와 신우파
6. 사회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제2부 새로운 패러다임들: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해석
7. 공동체와 사회
8.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들
9. 지구경제
10. 새로운 종류의 사회
11. 사회적 분할에 대한 설명들
제3부 사회정책에 대한 새로운 도전들
12. 사회
13. 경제
14. 정치체제
15. 사회복지와 사회정의

사회이론과 사회정책, 로버트 핑커

사회이론과 사회정책


로버트 핑커 지음 | 김형식 외 옮김 | 인간과복지 | 2000년 03월 15일 출간

책소개

뒤르껭, 스펜서, 베버, 맑스 등의 사회학자 논의를 중심으로 당시 중요 사회학자들의 견해를 언급한 사회정책 역사서. 현대학문으로서 사회정책의 뿌리를 짚어줌은 물론 현 시대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사회정책의 근저에 철학과 사상이 뒷받침했음을 밝혔다.

목차

001. [사회이론과 사회정책의 발달]
002. 사회정책 이론의 근원을 찾아서
003. 사회학과 사회복지의 제 문제....(39)
004. 뒤르껭과 도덕적 복지....(52)
005. 스펜서와 사회복지....(64)
006. 맑스와 사회개혁....(72)
007. 베버와 국가복지....(82)
008. 요약....(87)
009. 사회정책의 기원
010. 빈곤 문제 - 초기의 이론적 관점....(91)
011. 실용사회학과 이론에 대한 실증적 반응....(105)
012. 억압과 치료 - 행정적 타협....(117)
013. 사회정책과 경제시장....(128)
014. 요약....(142)
015. [사회이론의 활용]
016. 이데올로기. 수사학 그리고 증거
017. 사회복지의 규범적 모델....(149)
018. 사회적 욕구의 상대적 개념....(158)
019. 사회비판론과 증거의 활용....(171)
020. 민주주의와 사회정의....(183)
021. 요약....(193)
022. [교환과 낙인]
023. 교환체계로서의 사회서비스....(195)
024. 교환체계로서의 공공서비스....(206)
025. 의존. 동정 그리고 낙인....(217)
026. 사회복지 모델....(232)
027. 현대 사회정책의 문제
028. 정책결정과 조사의 새로운 우선 순위....(245)
029. 긍정적 차별 프로그램에 대한 사회과학자의 공헌....(251)
030. 시민적 권리와 의존....(271)
031. 결론....(283)
032. 참고문헌....(286)
033. 색인....(294) 

지식논쟁-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회이론, 스티븐 사이드먼

-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회이론
스티븐 사이드먼 (지은이) | 박창호 (옮긴이) | 문예출판사 | 1999-08-30 | 원제 Contested Knowledge


20세기 사회이론을 총망라하여 21세기 사회이론의 방향을 제시한 책. 사이드먼의 <지식논쟁>은 고전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이론을 빠짐없이 다루면서도 독창적이고 일관된 메시지를 담는다. 그것은 '사회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과, '사회학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라는 방향 제시.

현실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이 되레 현실을 보지 못하는 심각한 학문적 위기를 경험한 지금, 사이드먼은 도덕적 인간학, 공공성을 갖는 사회학을 통해 사회학의 현실성 회복을 시도한다. 이 책은 고전사회학자들(콩트, 마르크스, 베버, 뒤르켐 등)에서부터 현대 사회이론가들(하버마스, 푸코, 기든스, 부르디외, 월러스틴, 홀 등), 그리고 그동안 사회학에서 소홀히 했던 사상들(페미니즘, 후기구조주의, 퀴어이론)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검토한다.

오늘날 사회이론이 어떤 맥락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식논쟁>은 사회학이 직면한 이론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의 확장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학이론 영역 외에도 지식사회하, 사회학사, 사회과학방법론을 위해 의미있는 책이 될 법하다.

옮긴이 서문: 포스트모던 시대의 새로운 사회학을 위하여
머리말
감사의 말

서문

잃어버린 약속: 위기에 빠진 사회학이론
사회이론에서의 끊이지 않는 긴장
이 책의 개관


제1부 계몽주의와 고전의 전통: 이성의 꿈

1. 거시적 통찰력: 오귀스트 콩트와 카를 마르크스
2. 사회학의 약속: 에밀 뒤르켐과 막스 베버


제2부 이론의 설정: 사회학 이론의 형성

3. 유럽 사회이론에서 미국 사회학이론으로: 탈콧 파슨스와 이론의 자율성
4. 과학적 이론의 승리: 전후 미국사회학 이론과 공공 계몽주의의 포기


제3부 규준으로부터의 이탈: 인간학의 도덕적 시각에 대한 재평가

5. 과학과 정치학 사이: C. 라이트 밀스, 위르겐 하버마스, 스튜어트 홀의 비판이론
6. 지식과 권력: 프랑스 후기구조주의자들
7. 새로운 사회운동과 새로운 지식의 형성
8. 21세기를 위한 사회학의 탈바꿈

 최근작 :<지식논쟁> … 총 30종 (모두보기)
 소개 :미국의 사회학자. 뉴욕의 신사회연구소에서 사회학을 공부하였으며 현재 뉴욕 주립대학(알바니)에서 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유주의와 유럽사회이론의 기원>이 있으며, 최근에는 <포스트모던으로의 전환: 사회이론의 새로운 관점>을 편집하였다. 제프리 알렉산더와 함께 편집한 <문화와 사회>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되어 있다.

사이드먼은 유럽의 학문적 전통과 깊이에 관심을 갖고, 지나치게 과학적이고 실용주의적인 미국의 사회학을 비판하는 입장에 있는 사회이론가이다.
 최근작 :<사이버공간의 사회학>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경북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마치고 영국정부의 쉐브닝 스칼라쉽으로 헐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북대, 영남대, 대구효성가톨릭대에서 정치사회학, 사회학이론, 문화사회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탈근대세계의 사회학>(공저), <사이버공간의 사회학> 등이 있으며, 역서로 <지식논쟁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회이론> 등이 있다.

스티븐 사이드먼의 한 마디
더 나은 세계를 만들려는 의지에 고무되어 사회분석이 가치있게 되는 고향을 발견하기 위해 내가 처음에 학문을 시작한 사회학으로 되돌아왔다. 이것은 경험적 분석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분석적 관점을 버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사회학의 목적이 지식을 축적하고, 사회의 과학성을 발전시키고, 혹은 사회학 체계를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세계의 현재와 미래 모습에 대한 계속적인 대화와 갈등의 일부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

근 2백년 동안 사회학과 근대사회이론을 이끌어왔던 희망은 지식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즉 그 중요한 가치가 지식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거기에 도움을 주는 그러한 종류의 삶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희망이 이 책을 위한 영감을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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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논쟁(Contested Knowledge)
스티븐 사이드먼(박창호 역), 문예출판사


1. 포스트모던 문화의 중심은 사회적 존재, 정체성, 그리고 진리와 도덕적 정의와 미의 기준에 대한 환원할 수 없는 다원적 성격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추상적이고 보편적이며 동일한 자아 대신에, 포스트모던 문화는 계급,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 민족, 국가, 육체적 심리적 능력 등등에 의해 분화되고 개별화되는 자아를 주장한다. 포스트모던 문화에서 이성의 보편적 단일한 개념과 일정한 문화적 기준 대신에, 우리는 다양한 전통과 공동체를 나타내는 이성의 전통들과 문화적 기준의 다양성을 말한다. 근대성이 만약 일련의 순수한 분업(예: 가족/경제, 과학/이데올로기, 정치/도덕)과 위계(예: 남/여, 고급/대중문화, 이성/욕망), 그리고 기본적인 전제들(예: 이성, 과학, 개인주의, 주체, 진보, 서구, 인류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조직된다면, 탈근대성은 분화의 과정이나 경계의 와해, 위계의 파괴, 모든 모던의 근본과 궁극적인 가치와 신념들에 대한 의문을 강조하고 있다. 탈근대성은 절대적 자유를 따라 하나의 길로 행진하는 하나의 이성, 하나의 인류라는 꿈을 비난한다. 그러나 인간의 차별성을 감내하고, 애매성과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선택, 다양성, 민주화에 가치를 두는 사회에 대한 탈근대성의 자체의 이상을 제공한다. (506, 507면)


2. 포스트모던 시대의 지식은 영원히 논쟁적일 것이다. 그것은 진리가 유일하게 그리고 거의 싸움의 심장부서 나타나기 때문이 아니라, 지식은 권력과 분리될 수 없게 되었고, 더 이상 유익한 것으로 가정되지 않는다. 지식이 희망만을 약속했던 시대, 순수성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510면)


3. 수세기 전에, 과학과 서구이성은 그 경쟁자들 - 종교, 신화, 화술, 도덕철학, 민속지식 - 에 대한 무모한 공격을 통해 크게 승리하였다. 마치 과학과 이성이 경쟁자들을 억압한 것처럼 지식은 복수를 해서 되돌려주는 것이다. 과학적 이성의 높은 위상은 무엇보다도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즉 유색인, 비서구인들, 여성, 레즈비언과 게이남성, 장애자 그리고 가난한 자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들로부터 연속적인 공격 하에 무너졌다. 자유에 대한 약속이 어두운 면을 가지게 된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질서를 규정하려는 무모한 바람과 다루기 어려운 사람들과 일탈자에 대한 관대함이 그것이다. (510면)


4. 프랑스 구조주의는 인문철학, 특히 실존주의 전통에 대한 반발이었다. 인문철학의 핵심에는 자기방향적 창조적 힘으로서 개인을 보는 것이다. ... 구조주의자들은 우발적이고 유동적인 개인중심 세계의 이면에는 정신, 지식 그리고 인간행동의 조직에 나타난 보편적 구조가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구조주의는 인간세계에 일관성과 질서를 부여하는 깊은 구조를 밝히는 것이 목표인 인간학의 과학적 시각을 위한 수단이 되었다. (321면)


5. 비록 우리가 마르크시즘, 프로이드 사상, 콩트와 뒤르켐의 사회학적 접근에 구조주의의 지적 뿌리를 추적할 수 있지만, 구조주의의 가장 심오한 근원은 언어학의 발달에 있었다. ... 소쉬르는 그 의미가 차이의 관계성에 놓여 있는 기호의 체계로서 언어를 개념화함으로써 이러한 견해에 도전했다. ... 소쉬르는 기호의 의미는 기호가 가지는 차이의 관계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 레비 스트로스는 특수한 사회적 제도들(예: 결혼, 친족 혹은 종교)의 모델 뿐만 아니라 사회를 전체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으로서 언어를 이용하였다. (322, 323면)


6. 후기구조주의는 구조주의 반인본주의와 공감하고 있다. ... 언어는 의미가 생산되는 곳이다. ... 구조주의가 언어적, 사회적 질서를 밝히는 “구성적” 계획을 의도하고 있는 반면, 후기 구조주의자들은 “해체적”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 데리다는 기호의 의미가 차이의 관계에 놓여 있다는데 동의하였다. 그러나 구조주의자들은 반대의 관계가 설정될 때 의미들이 고정된다고 잘못 가정한다. 데리다는 기호의 의미는 불완전하고, 다의적이고, 변화한다고 제안한다.  

현대사회학 , 앤서니 기든스 , 필립 서튼

현대사회학 

7판

앤서니 기든스 , 필립 서튼 지음 | 김미숙, 김용학, 박길성, 송호근, 신광영, 유홍준, 정성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07월 20일 출간

목차

옮긴이 서문
제7판 서문
이 책에 대하여

1. 사회학이란 무엇인가
이 장에서는 무엇을 하나 / 사회학적 상상력 / 사회학적 사고의 발달 / 사회학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 결론
2. 사회학적으로 묻고 답하기
연구 대상으로서의 인간과 윤리적 문제 / 사회학적으로 질문하기 / 원인과 결과 이해하기 / 연구 방법을 통해 사회학적으로 답하기 / 실제 세계에서의 연구
3. 사회학의 이론과 관점
사회학을 향하여 / 사회학의 확립 / 지속되는 이론적 딜레마들 / 사회의 변형 그리고 사회학 / 결론: 발전 도상의 사회학 이론
4. 세계화와 사회 변동
사회의 유형들 / 사회 변혁 / 세계화 / 결론: 글로벌 거버넌스를 향해서
5. 환경
자연, 환경 그리고 사회 / 환경 문제 / 사회학적 이론과 지속 가능한 사회 / 결론
6. 도시와 도시 생활
도시성에 관한 이론 / 도시의 발달 / 도시와 지구촌화 / 결론: 도시와 전 지구적 관리
7. 일과 경제
위기의 글로벌 경제 / 경제사회학 / 일의 변화하는 특성 / 일의 사회적 중요성 / 결론: 유연성과 ‘일의 성격 변질
8. 사회적 상호작용과 일상생활
왜 일상생활을 연구하는가? / 비언어적 의사소통 / 상호작용에서의 얼굴, 신체와 말 / 상호작용의 사회적 규칙 / 시간과 공간에서의 상호작용 / 결론: 친근성의 강요
9. 생애과정
사회적 자아와 사회화 / 젠더 사회화 / 생애과정 / 연로함 / 죽음, 임종 및 사별
10. 가족과 친밀한 관계
기본 개념들 / 역사적 맥락 속의 가족 / 가족과 가구에서의 다양성과 변화 / 젠더 불평등과 가족생활의 ‘어두운 면’ / 가족과 친밀 관계에 대한 이론적 관점들 / 결론: 가족 가치?
11. 건강, 질병, 장애
몸의 사회학 / 건강과 질병의 사회학 / 건강의 사회적 토대 / 장애의 사회학 / 변화하는 세계의 건강과 장애
12. 계층과 계급
계층 체계 / 사회계급 이론화 / 계급의 측정 / 현대 선진국 계급 분화 / 사회 이동 / 결론: 사회계급의 지속
13. 빈곤, 사회적 배제, 복지
빈곤 / 사회적 배제 / 복지 국가 / 복지 국가의 불확실한 미래 /
14. 글로벌 불평등
글로벌 불평등의 언어 / 글로벌 불평등 / 불평등한 삶의 기회 / 변화하는 인구 / 빈국들은 부유해질 수 있는가? / 21세기 평등에 관한 전망
15. 젠더와 섹슈얼리티
남성과 여성?선천적으로 다른가? /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사회적 구성 / 젠더 불평등론 / 젠더와 성노동 / 여권 운동
16. 종교
종교의 사회학적 연구 / 세계 종교와 종교 단체 / 현대 종교 추이 / 결론
17. 미디어
세계화 시대의 미디어 / 미디어에 대한 이론적 관점 / 시청자와 미디어 재현 / 글로벌 미디어 통제 / 결론
18. 조직과 네트워크
조직 / 관료제를 넘어서? / 네트워크 연구 / 결론
19. 교육
교육의 중요성 이론화하기 / 사회 분할과 교육 / 세계적 맥락에서의 교육 / 교육의 미래 / 결론
20. 범죄와 일탈
기본 개념 / 범죄와 일탈에 관한 사회학적 이론들 / 범죄의 희생자와 가해자 / 교도소와 처벌 / 지구적 맥락에서의 범죄 / 결론: 범죄, 일탈과 사회질서
21. 정치, 정부, 사회운동
정치 사회학 / 민주주의의 지구적 확산 / 사회운동과 사회 변화 / 결론
22. 민족, 전쟁, 테러리즘
민족과 민족주의 / 갈등, 전쟁, 제노사이드 / 테러리즘 /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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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출판사 서평

사회학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회학 개론서 『현대사회학』 7판

세계적인 지성이자 사회학계의 권위자인 앤서니 기든스가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학문적 성장에 따라 새로운 내용을 담아내 사회학 개론서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현대사회학』 7판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개정판에는 6판에도 큰 기여를 한 필립 서튼이 집필에 참여하여 그의 연구 관심사와 강의 경험으로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었다. 또한 본문 내용을 다시 생각하고 적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대폭 강화하고, 이론과 일상생활을 연결하면서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을 신설했다.

1. 책 소개

세계 지성들이 격찬한 최고의 사회학 교과서 2014년 개정증보판


1989년 초판 출간 이후 25년간 시대 상황의 변화와 학문적 성장에 따라 새로운 내용을 담아내 사회학 개론서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현대사회학』 일곱 번째 개정판이다. 이번에도 세계적인 지성이자 사회학계의 권위자인 앤서니 기든스의 새로운 이론과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제7판은 최근의 지구적 변화와 사회학에서의 새로운 견해들을 고려해 수정되었다. 새로운 미디어와 온라인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혁신과 위기에 휩싸인 세계 금융, 유럽의 실직과 파업, 폭동 그리고 중동, 북아프리카의 혁명의 물결 등을 담고, 새로운 사회학 이론들을 소개했다. 시각적 자료 또한 풍부하게 추가했다.
이번 개정판은 사회학적 상상력을 넓혀 사회학을 배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구성을 더하여 더 상호적이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글 상자 시리즈가 대폭 강화되었던 제6판의 <고전적 연구>는 계속 유지하며 사회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와 이론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비판적으로 생각하기>와 <세계 사회>도 그대로 이어간다. 각 장의 주제를 예시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만든 <사회학적으로 상상하기>의 용어 해설을 확장했고, 여기에 이번 개정판에서는 본문 내용을 다시 생각하고 적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대폭적으로 강화했다. 각 장 마무리 부분에 '사회학적 워크숍'을 만들어 기존의 <더 읽을 거리>를 보완하고 유용한 자료를 살필 수 있는 관련 홈페이지들을 소개하면서 <복습>, <실제 연구>, <생각해 볼 것>, <예술 속의 사회>를 더해 학생과 독자들의 참여를 보다 능동적으로 유도했다. 이 부분들은 ‘이론은 추상적이고 삶과 거리감이 있어 이해하기 힘들다’는 학생들에게 실제 사건, 신문 기사, 영화나 예술작품 등을 통해 이론과 일상생활의 구분을 넘는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6판에도 큰 기여를 한 필립 서튼이 이번 7판 집필에 참여하여 그의 연구 관심사와 강의 경험으로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었다.

신설된 부분의 특징
<복습>: 각 장의 자료에 근거한 질문들을 통해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하고, 관점을 확장시킴
<실제 연구>: 사회학 연구 방법과 실제 연구에서의 적용(연구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음)
<생각해 볼 것>: 온라인 토론,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이론’에 초점을 맞춰 삶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실제 사건에 직접적인 의미가 있는 이론적 요소를 선택하여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함
<예술 속의 사회>: 영화, TV프로그램, 소설, 예술작품, 음악 등을 통해 현대 사회생활이 예술 작품에 어떻게 재현되는지와 이러한 재현이 사회학적 연구에서 발견되는 것과 일치하는지 등을 살핌

2. 이 책의 특징

한국을 비롯해 세계 수십 개국의 주요 대학 교재로 채택된 명저


1. 현대 사회학의 이론과 역사적 과정, 조사 연구, 분야별 주요 쟁점과 새로운 이론을 망라한 종합적인 개론서
2. 전공 학생을 위해 현대 사회학의 최신 이슈를 포한한 전문적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
3. 사진과 그림, 일람표, 사례 연구, 심화 학습 코너(고전적 연구,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세계 사회, 사회학적으로 상상하기) 등 흥미로운 자료를 효과적으로 배치
4. 복습, 더 읽을 거리, 실제 연구, 생각해 볼 것, 예술 속의 사회, 인터넷 자료 등을 통해 이론과 실생활을 연결해 주며, 능동적인 참여 유도

이 책은 필요에 따라 순서에 상관없이 각 장을 따로 떼어 읽어도 하나의 완결된 구조로 손색없이 잘 짜여 있다. 장마다 개요와 소주제에 대한 본문 탐구에 이어 결론과 복습으로 마무리했고 여기에 덧붙여 더 깊은 사고와 여러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질문, 풍부한 자료 그리고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이나 보고 즐기는 문화적인 것들에 이론을 접목시키는 부분을 신설해 흥미를 유도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끈다.

추상적인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신문 기사, 온라인 토론 같은 구체적이고 와 닿는 예를 통해 생각과 개념, 이론들을 구체화시킬 수 있게 하고 최신의 예제와 이슈를 담아 현 사회의 흐름과 변화를 읽을 수 있게 하였다.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한 고전적 사회학 이론은 물론이고 사회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와 이론에 새로운 쟁점과 이론들까지 담아 사회학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서평

이 책으로 앤서니 기든스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냈다. 지금까지의 사회학 개론서 중 최고 수준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이것은 위대한 업적이다.
- 울리히 벡, 런던정치경제대학

사회학에 대한 실제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를 이와 같이 세련되게 기술한 저자는 아직까지 없다. 이번 새 개정판은 지금까지 그의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최고다.
- 앤서니 엘리엇, 켄트대학

기든스는 사회학 개론의 권위자다. 많은 부분을 더한 이번 7판은 기존 판의 명성을 이어갈 가치가 충분하다.
-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

사회구성론 , 안소니 기든스

사회구성론 

반양장본

안소니 기든스 지음 | 황명주, 정희태, 권진현 옮김 | 간디서원 | 2006년 06월 30일 출간

목차

옮긴이의 글
지은이의 글
약어표

서론

제1장 구조화이론의 요소
제2장 의식, 자아, 사회적 대면
제3장 시간, 공간, 그리고 영역화
제4장 구조, 체계, 사회재생산
제5장 변동, 진화, 그리고 권력
제6장 구조화이론, 경험적 연구, 사회비판

구조화이론의 용어해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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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학 이론, 조나단 터너

현대 사회학 이론


조나단 터너 지음 | 정태환 외 옮김 | 나남 | 2001년 05월 15일 출간

책소개

사회학 전공자를 위한 입문서. 사회학의 주요 발전과 현시대의 주요 이론의 발전과정을 체계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최신의 사회학이론의 발전과 변화, 그리고 주요 이론적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수록하여 고전적 사회학의 이론적 주제들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사회학의 현대적 주제들을 총체적으로 기술했다. 현재 저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분규의 사회학과 교수.

목차

1.사회 학이론 ...31

제1부 기능주의적 이론화

2.기능주의적 이론화의 출현 ...39
3.로버트 머틴의 경험적 접근 ...53
4.탈코트 파슨스의 분석적 접근 ...61
5.제프리 알렉산더의 신기능주의 ...77
6.니클라스 루만의 체계 기능주의 ...97

제2부 진화론적 이론화

7.진화론적이론화의 대두 ...119
8.생태학적 이론화와 생물학적 이론화 ...127
9.생태학적이론들 ...143
10.신진화이론들 ...169

제3부 갈등이론화

11.갈등이론의 출현 ...207
12.랄프 다렌도르프의 변증법적 이론 ...219
13.루이스 코저의 갈등기능주의 ...227
14.조나단 터너의 종합적 갈등이론 ...235
15.신베버주의 이론들 : 랜달 콜린스의 분석적 접근 ...243
16.역사 비교사회학에서의 갈등이론 ...255
17.신막스주의 이론 ...277
18.젠더 불평등과 계층화 이론 ...299

제4부 교환 이론화

19.교환이론의 등장 ...319
20.조지 호만스의 행동주의적 접근법 ...335
21.피터 블라우의 변증법적 접근법 ...345
22.리처드 에머슨의 교환 네트워크 접근 ...359
23.교환이론의 경제적 모델과 게임이론 모델의 소개 ...369
24.합리적 선택이론 ...383
25.교환 네트워크의 이론화 ...399

제5부 상화작용론의 이론화

26. 상호작용론과 현상학적 이론화의 등장 ...431
27.상징적 상호작용의 성문화 ...451
28.자아와 정체성 이론 ...469
29.역할이론 : 랄프 터너의 종합적 접근 ...479
30.어빙 고프만의 연극적 접근 ...489
31.민속방법론의 도전 ...513
32.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감정이론 ...529
33.기대상태이론 ...561

제6부 구조주의적 이론화

34.구조주의 이론화의 등장 ...579
35.프랑스, 영국, 미국의 구조적 이론화의 변이 ...589
36.기든스의 구조화 이론 ...603
37.문화이론 ...617
38.네트워크 분석 ...637
39.피터 블라우의 거시구조이론 ...649

제7부 비판이론화

40.현대성에 대한 비판적 분석의 등장 ...665
41.프랑크푸르트학파와 문화적 전환 ...673
42.워르겐 하버마스의 프랑크푸르트 학파 프로젝트 ...683
43.사회학이론의 페미니스트 비판 : 젠더, 정치, 그리고 가부장제 ...701
44.포스트모더니즘 이론 ...729

찾아보기 ...753

2014년 10월 3일 금요일

권력이 묻거든 모략으로 답하라 - 대륙 최고 현자 장거정의 처세절학, 권모서 , 장거정

권력이 묻거든 모략으로 답하라 대륙 최고 현자 장거정의 처세절학, 권모서


장거정 (원전) , 스반산 (역주) 지음 | 김락준 옮김 | 아템포 | 2014년 09월 25일 출간

목차

렁청진 교수의 특별 서문 _사람을 다스리는 지혜, 모략
역주자 서문 _중국 최고의 현자 장거정의 처세절학, 《권모서》

1장 지찰권(智察卷) | 지혜롭게 살피는 것에 관하여
자객을 놀라게 하여 쫓아낸 제갈량 / 혜안으로 모략을 알아챈 남문자 / 무덤을 파고 도둑을 잡은 소무명 / 보물을 건넨 상황을 자세히 관찰한 후성자 / 위험으로부터 오나라를 안전하게 지킨 주아부 / 화를 막아 자신을 보호한 곽자의 / 소인배를 잘못 기용한 제환공

2장 주모권(籌謀卷) | 책략을 세우는 것에 관하여|
나라를 생각해서 진나라의 법령서를 챙긴 소하 / 약속을 지킨 위문후 / 인내심을 갖고 변경을 잘 지킨 이목 / 지모를 써서 천하를 안정시킨 배광정 / 술자리에서 군 통수권을 빼앗은 송태조 / 정의로 초나라를 정벌한 한고조 / 정확한 계산으로 남당을 손에 넣은 송태조 / 지혜롭게 태자를 보호한 장량 / 모두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 후에 봉해진 옹치 / 기막힌 생각으로 진나라를 평정한 고영 / 위나라를 포위하고 조나라를 구한 손빈 / 여드레 만에 양요를 물리친 악비 / 조성을 위협한 한세충 / 동쪽을 치는 척하고 서쪽을 친 경감 / 거금으로 재상의 자리를 산 여불위 / 길을 빌려 괵나라를 공략한 진헌공

3장 용인권(用人卷) | 사람을 쓰는 것에 관하여
백기의 옛 사당을 수리하자고 간언한 이비 / 악의에게 지혜를 구한 연소왕 / 혜안으로 영척을 알아본 제환공 / 서신을 태워 사람들을 안심시킨 한광무 / 위서한 사람을 기용한 진회 / 지혜로 병란을 평정한 주금 / 갓끈이 끊긴 부하에게 모욕을 주지 않은 초장왕 / 귀천을 나누지 않고 상을 준 이연 / 공을 치하하고 예를 중시한 조양자 / 도적으로 도적을 다스린 위원충

4장 사상권(事上卷) | 윗사람과 일하는 것에 관하여
황제를 속이지 않은 노종도 / 충심으로 왕의 과실을 덮은 한기 /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은 제갈각 / 조정의 권위를 세운 이소 / 재치 있게 악감정을 없앤 적방진 / 신하로서 왕을 속이지 않은 조빈 / 큰 틀에서 문제를 생각한 여이간 / 충성심으로 나랏일을 계획한 고필 / 주인을 위해서 의로움을 사온 풍훤

5장 피화권(避禍卷) | 화를 피하는 것에 관하여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서 때를 기다린 유비 / 자신의 생각을 감춰 화를 면한 습사미 / 논밭을 달라고 해서 목숨을 지킨 왕전 / 병든 척하고 화를 면한 사마의 / 태자를 가르친 왕숙문 / 눈치 빠르게 화를 피한 진평 / 큰 공을 세우고도 자랑하지 않은 장량과 진평 / 장소를 기용하라고 추천한 이강 / 통곡으로 화를 면한 요숭 / 양흠의에게 교묘하게 선물을 건넨 이덕유 / 생선을 거절한 공손의 / 환온을 모시지 않은 왕맹 / 전체적인 형국을 관찰한 기자 / 일보 전진을 위해서 용퇴한 소숭

6장 도세권(度勢卷) | 형세를 파악하는 것에 관하여
세를 분석해서 진나라를 정벌한 돈윤 / 관인을 잃어버려도 놀라지 않은 배도 / 복숭아 두 개로 세 용사를 죽인 안영 / 지혜로 두 장군을 항복시킨 이광필 / 큰 지혜로 원소를 파악한 조조 / 대세를 내다본 소옹 / 기다렸다가 싸운 주덕위 / 서역에서 탁월한 공을 쌓은 반초 / 지혜와 용맹함으로 진정을 평정한 경순 / 결책으로 천하를 구한 구준 / 권세와 무력으로 적을 이긴 시극굉 / 위기의 난을 평정한 설장유

7장 공심권(攻心卷) | 마음을 공략하는 것에 관하여
사자를 죽이고 고평을 빼앗은 구순 / 대의로 동인을 굴복시킨 공용 / 지혜로 혜시를 곤란에 빠뜨린 장주 / 시간을 헷갈리게 해서 악당들을 물리친 풍 태수 / 기발한 지략으로 항우를 이긴 유방 / 지혜로 완안량을 물리친 유기 / 지혜로 초장왕을 이긴 장의 / 기막힌 계략으로 흉노를 물리친 진평 / 비위를 맞춰 황위를 빼앗은 양광

8장 권기권(權奇卷) | 기묘한 지략에 관하여
기묘한 지략으로 억울한 사정을 조사한 어사 / 성을 쌓아 ‘도둑’을 막은 이윤칙 / 교묘히 ‘타도계’를 쓴 사안 / 신과 통하는 척하고 위엄을 세운 주원장 / 돈을 던져 승패를 정한 적청 / 교묘한 지략으로 도적떼를 소탕한 왕경 / 지혜로 중상모략을 물리친 왕동정 / 편지를 바꿔 사람을 구한 한옹 / 지혜로 강빈을 잡은 양정화 / 지모로 잃어버린 도장을 찾은 교유 /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묵돌

9장 유수권(謬數卷) | 속임수에 관하여
이민족에게 철 공급을 중단한 매국정 / 기지로 지방 세력을 이긴 척현 / 지혜로 의문의 사안을 해결한 최사경 / 첩자로 적을 놀라게 한 왕덕용

10장 기변권(機變卷) | 임기응변에 관하여
지혜로 왕의 자리를 빼앗은 공자 소백 / 속임수로 관중을 얻은 환공 / 빈 바구니로 양수를 속인 오질 / 말 한마디로 천지를 정한 장열 / 기지로 도둑을 잡은 장가윤 / 남의 칼을 빌려서 반란군을 죽인 조위 / 거짓말로 팽총을 설득한 오한 / 적진에서 교묘하게 벗어난 진명제 / 지혜로 추격병을 따돌린 위효관 / 진주를 잃어버리고 연나라의 변경을 넘은 장추

11장 풍간권(諷諫卷) | 넌지시 나무라는 것에 관하여
한무제에게 교묘하게 간언한 동방삭 / 지혜로 대당을 지킨 적인걸 / 풍간으로 사람을 구한 안영 / 지혜로 유현좌를 설득한 정섭 / 웃긴 말로 악법을 없앤 간옹 / 소릉을 보고 충간한 위징 / 재미있는 말에 뼈를 숨긴 우전

12장 중상권(中傷卷) | 중상모략에 관하여
현묘한 지혜로 미인을 중상한 정수 / 계획적으로 태자를 해친 여희 / 날조된 말로 상국의 자리를 지킨 감무 / 계획적으로 반대파를 제거한 여이간 / 교묘하게 위지고를 깎아내린 요숭 / 음모를 꾸며 충신을 해친 노기 / 말 한마디로 적청을 끌어내린 문언박 / 진언으로 화를 자초한 탁경

13장 미색권(美色卷) | 미인계에 관하여
덕을 잃고 색욕을 좇은 명무종 / 호부를 훔쳐 은혜를 갚은 여희 / 미색으로 오나라를 멸망시킨 서시 / 향락으로 황제를 미혹시킨 합마 / 황후의 총애를 받고 해친 무측천 / 정수를 이용해서 목숨을 구한 장의 / 희를 바치고 은총을 구한 여불위 / 대의를 위해서 남편을 쫓아 보낸 중이의 부인

부록 _《권모서》 원문 및 독음

책 속으로

《권모서權謨書》는 명나라의 대정치가 장거정張居正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정은 강성했던 명나라가 몰락하는 전환의 시기에 살았고, 10년 동안 수보(수석 대학사)로 있으면서 기우는 국운을 되돌리고 대명 왕조에 희망과 생기를 다시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유명한 중국 역사학자 레이황(중국명 황런위黃仁宇, 1918~2000)은 저서 《만력십오년萬歷十五年》에서 장거정을 생동적으로 묘사했다.
“장거정은 영원한 지혜의 상징이다. 그는 시원시원하게 생긴 얼굴에 수염을 길게 길렀고, 몸에 장식품을 두르는 것을 좋아했으며 도포는 날마다 새것처럼 접은 흔적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장거정의 성품은 용모와 완전히 일치해서, 좀처럼 말을 하지 않지만 한번 말하면 핵심을 찔렀다. 또한, 말이 간단하고 정확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어 중국의 옛 격언인 ‘부인불언, 언필유중夫人不言, 言必侑中(저 사람은 말이 없지만 말을 하면 반드시 이치에 들어맞는다)’에 부합했다.”
《권모서》가 《장문충공전집張文忠公全集》에 안 나오는 이유는 후세 사람들이 권모술수에 관한 장거정의 글을 모아 책으로 정리하고 제목을 붙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판본은 일본의 학자가 원본을 베껴 적은 수사본이고, 도쿄 대학교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권모서》는 권모술수에 관해 참고 가치가 매우 높은 보기 드문 중국의 고대 서적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권모서》에 해설을 더했고, 관련 고사 및 고사 속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평가했다. 오류가 있으면 비판하고 가르쳐주시기 바란다. [역주자 서문 : 10~11쪽]

月暈而風, 礎潤知雨. 人事雖殊, 其理一也. 惟善察者能見微知著.
달무리가 지면 반드시 바람이 불고, 주춧돌이 축축해지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 비록 사람의 일은 서로 다르지만 이치는 같고, 오직 관찰을 잘하는 사람만이 미세한 것에서 본질을 발견한다.
어느 날 손님이 유비를 찾아왔다. 황위에 막 오른 유비는 정무를 보느라 많이 바빴지만 성정이 예의 바르고 겸손했으므로 그 손님을 만나기로 했다.
손님도 예의가 발랐다. 그는 유비가 황제가 된 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찬양했고, 좋은 입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이치에 맞게 말해 유비도 그의 말을 재미있게 들었다.
그런데 유비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손님의 눈빛이 이상해졌다. 이때 제갈량이 문을 열고 들어와 유비에게 긴히 보고할 것이 있다고 말했고, 제갈량을 본 손님은 잠시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손님이 나간 뒤에 제갈량이 물었다.
“폐하, 방금 여기에 있던 손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유비는 손님을 칭찬한 후 의아한 듯 물었다.
“승상은 그를 의심하오?”
제갈량이 말했다.
“신이 보기에는 조조가 보낸 자객 같습니다.”
유비는 깜짝 놀랐다.
“그럴 리가. 왜 그렇게 생각하시오?”
제갈량이 말했다.
“신이 들어올 때 그가 폐하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는 표정은 즐거우나 눈빛에 두려움이 있었고, 아래를 쳐다보며 눈알을 사방으로 굴렸습니다. 겉모습이 간사하고 속으로 못된 마음을 품었으니, 필시 조조가 폐하를 죽이려고 보낸 자객입니다.”
유비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병사들에게 자객을 체포하라고 명령했지만 이미 자객은 담을 넘어 도망가고 없었다. [1장. 지찰권_지혜롭게 살피는 것에 관하여 : 19~20쪽]

所謀在勢, 勢之變也, 我强則敵弱, 敵弱則我强. 傾擧國之兵而伐之, 不如今自伐.
지혜를 모으는 목적은 유리한 형세를 조성하기 위해서이다. 형세의 변화란 내가 강해지면 적이 약해지고, 적이 약해지면 내가 강해지는 것이다. 전국의 군대를 동원해서 정벌하는 것보다 적을 스스로 약하게 만드는 것이 낫다.

양견은 주정제를 폐위시키고 황위에 올랐는데, 그가 바로 수나라의 개국 황제인 수문제이다. 어느 날 그는 대신인 고영을 불러서 물었다.
“이제 수 왕조를 세웠으니 마땅히 나라를 통일해야 합니다. 나라 땅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국면을 끝내고 진陳나라를 평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고영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수나라는 폐하께서 즉위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력이 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군사력이 아닌 지혜로 싸워야 합니다.”
수문제는 고영의 말에 관심을 보였다.
“지혜로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찍이 지혜로 싸우는 것에 대해서 전략을 세웠던 고영은 거침없이 말했다.
“강북 지역은 추워서 농작물이 늦게 익지만 강남 지역은 더워서 벼를 일찍 추수합니다. 적들이 수확할 시기에 우리가 사병과 말을 모으고 전쟁을 준비하는 척하면 적들은 반드시 방어하기 위해서 군대를 정비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농사를 돌볼 수 없어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합니다. 적들이 대비를 마치면 우리는 다시 경계를 풀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면 적들은 우 닫기

출판사 서평

“비 오기 전날, 우산을 준비하는 것이 모략이다!”
도쿄 대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한 명재상 장거정의 지혜, 《권모서(權謀書)》
수천 년 동안 대륙이 품어온 위대한 모략의 지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달무리가 지면 반드시 바람이 불고, 주춧돌이 축축해지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 비록 사람의 일은 서로 다르지만 이치는 같고, 오직 관찰을 잘하는 사람만이 미세한 것에서 본질을 발견한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세상 물정을 통해 거짓된 본질을 발견하겠는가? 자세히 관찰하면 진위를 알고 허와 실을 분별할 수 있다.
알아차리면 분명해지고, 분명해지면 분별하고 처리해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알아차리지 못하면 뚜렷한 효과를 얻지 못한다. (…)
_ 《권모서》 〈지찰권(智察卷)〉, 본문 17쪽

청 말기의 대학자이자 개혁가였던 양계초(梁啓超)는 자신의 저서 《중국 6대 정치가》에서 명(明)대의 재상 장거정(張居正·1525~1582)을 전국시대의 상앙(商?)·춘추시대의 관중(管仲)·위진시대의 제갈량(諸葛亮)·당나라의 이덕유(李德裕)·송나라의 왕안석(王安石) 등과 함께 중국 최고의 정치가로 평가했다.
명나라 300년을 대표하는 걸출한 재상이었던 장거정은 천하의 기재로 불리며 특히 정치, 병법, 권모술수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정치가이자 전략가로 손꼽힌다.
장거정 사후에 후세 사람들이 그가 생전에 처세와 병법 등에 관해 남긴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 바로 《권모서(權謀書)》다. 이번에 나온 신간 《권력이 묻거든 모략으로 답하라》(장거정 원전·스반산 역주, 김락준 옮김, 아템포 펴냄)는 중국의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인 스반산(史半山) 교수(헤이룽장黑龍江 대학교)가 《권모서》 원문을 현대 중국어로 옮기고,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적 일화나 제갈량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모략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권모서》의 내용을 더 알기 쉽고 생생하게 풀이한 책이다.

수천 년 중국 역사가 증언하는 나를 지켜내는 최고의 요령, 모략
행운은 영원히 충성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지혜를 믿고 타인의 도움을 얻어내라!


(…) 지혜를 모으는 목적은 유리한 형세를 조성하기 위해서이다. 형세의 변화란 내가 강해지면 적이 약해지고, 적이 약해지면 내가 강해지는 것이다. 전국의 군대를 동원해서 정벌하는 것보다 적을 스스로 약하게 만드는 것이 낫다.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책략을 제대로 실행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은 작은 것을 갖지만 난 큰 것을 갖고, 다른 사람은 가까운 곳을 보지만 난 먼 곳을 본다. 비가 오기 전에 준비를 마치는 것은 현명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
_ 《권모서》 〈주모권(籌謀卷)〉, 본문 47쪽

《권력이 묻거든 모략으로 답하라》는 장거정의 《권모서》에서 다룬 13개의 지혜의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세심한 관찰의 힘을 다루는 〈지찰권〉에서 시작해 모략의 영원한 테마 미인계를 다루는 〈미색권〉까지가 그 지혜의 길이다. 각 장에서 소개하는 지혜의 주제와 첫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1장. 지찰권(智察卷, 지혜롭게 살피는 것에 관하여) “달무리가 지면 반드시 바람이 불고, 주춧돌이 축축해지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
2장. 주모권(籌謀卷, 책략을 세우는 것에 관하여) “군자는 나라를 생각하지만 소인배는 자신을 생각한다.”
3장. 용인권(用人卷, 사람을 쓰는 것에 관하여) “정치의 이치는 선과 악을 분별해서 상과 벌을 분명하게 주는 것에 있다.”
4장. 사상권(事上卷, 윗사람과 일하는 것에 관하여)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모실 때 성실해야 한다.”
5장. 피화권(避禍卷, 화를 피하는 것에 관하여) “가슴에 천하를 구하려는 뜻을 품었다면 마땅히 숨겨야 한다.”
6장. 도세권(度勢卷, 형세를 파악하는 것에 관하여) “세는 ‘적응’하는 추세이다.”
7장. 공심권(攻心卷, 마음을 공략하는 것에 관하여) “성지(城池)는 파괴할 수 있지만 마음은 굴복시킬 수 없고, 적장을 체포할 수 있지만 의지는 빼앗을 수 없다.”
8장. 권기권(權奇卷, 기묘한 지략에 관하여) “정세를 잘 살피는 사람은 분명하게 알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지혜롭다.”
9장. 유수권(謬數卷, 속임수에 관하여) “상대의 속임수를 알아차렸을 땐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알아도 티 내지 않으며 상대를 황당한 지경으로 유도해야 한다.”
10장. 기변권(機變卷, 임기응변에 관하여) “개인의 존망은 아침에 달렸고, 국가의 안위는 저녁에 달렸다.”
11장. 풍간권(諷諫卷, 넌지시 나무라는 것에 관하여) “함축적인 비유는 말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충고할 수 없는 내용을 거리낌 없이 말할 때 쓴다.”
12장. 중상권(中傷卷, 중상모략에 관하여) “세상에서 헐뜯는 것보다 더 악독한 짓은 없다.”
13장. 미색권(美色卷, 미인계에 관하여) “덕행을 어지럽히면 현명한 사람이 떠나고, 정사를 그르치면 소인배가 득세한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재상이자 현자로 손꼽히는 장거정의 지혜는 팍팍한 현실에서 나 자신을 지켜내고 나아가 자신의 뜻을 세상에 펼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슴에 새길 만한 인생독본으로서 그 몫을 다할 것이다.
역주자 스반산 교수는 일본 학자가 원본을 손으로 베껴 쓴 《권모서》 수사본을 토대로 이 역주 작업을 진행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수사본은 현재 일본 도쿄 대학교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 《권모서》에 관하여
《권모서》는 명나라 대정치가 장거정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정은 강성했던 명나라가 몰락하는 전환의 시기에 살았고, 10년 동안 내각수보로 있으면서 기우는 국운을 되돌리고 대명 왕조에 희망과 생기를 다시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유명한 중국 역사학자 레이 황(중국명 황런위黃仁宇, 1918~2000)은 그의 저서 《만력십오년(萬曆十五年)》에서 장거정을 생동적으로 묘사했다.
“장거정은 영원한 지혜의 상징이다. 장거정은 좀처럼 말을 하지 않지만 한번 말하면 핵심을 찔렀다. 또한, 말이 간단하고 정확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어 중국의 옛 격언인 ‘저 사람은 말이 없지만 말을 하면 반드시 이치에 들어맞는다(夫人不言, 言必侑中)’에 부합했다.”
《권모서》가 《장문충공전집(張文忠公全集)》에 나오는 않는 이유는 후세 사람들이 권모술수에 관한 장거정의 글을 모아 책으로 정리하고 제목을 붙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판본은 일본 학자가 원본을 베껴 적은 수사본으로, 현재 일본의 도쿄 대학교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권모서》는 권모술수에 관해 참고 가치가 매우 높은 보기 드문 중국의 고대 서적이다

2014년 10월 1일 수요일

브라질 어젠다 - 브라질인의 눈으로 본 현대 브라질의 48가지 모습,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

브라질 어젠다 브라질인의 눈으로 본 현대 브라질의 48가지 모습 

중남미 총서 2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 지음 | 박원복 옮김 | 세창미디어 | 2014년 05월 20일 출간

책소개



    『브라질 어젠다』는 브라질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경제적ㆍ정치적ㆍ문화적ㆍ지적ㆍ심미적 등 다양한 양상과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브라질 사회의 변화를 관찰하고 주요 의제를 분석한 책이다. 노년, 젠더, 인디오, 환경 등 브라질 사회의 의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

    저자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Lilia Moritz Schwarcz)는 상파울루대학교(USP)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흑백 초상화』(Retrato em branco e negro. Companhia das Letras, 1987), 『왕실도서관 책 중의 책』(O livro dos livros da Real Biblioteca. Biblioteca Nacional/Odebrecht, 2003) 등이 있다.

    역자 : 박원복

    역자 박원복은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가톨릭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과 기호학 석사를 마쳤으며 최종적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그 뒤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브라질연구센터장직과 주한브라질문화원 부원장직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단국대학교 외국어대학 포르투갈(브라질)어과에서 교수로 학과장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브라질 문학사』(공저), 『파울루 코엘류와 칼릴 지브란의 신비주의』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룰라, 신자유주의시대 부의 재분배정치」 등 20편이 있고 번역으로는 『대통령의 길 룰라』 등 8권이 있다.

    목차

    _옮긴이의 말 ㆍ 5

    서문-다면성의 나라 _안드레 보텔류 /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 ㆍ 17
    브라질의 아프리카 이미지 _바우데미르 장파로니 ㆍ 29
    아마존: 전통 부족들과 그들의 권리투쟁 _네이지 이스테르시 ㆍ 45
    브라질의 예술과 고전주의 _루시아누 미글리아시우 ㆍ 61
    브라질 현대 예술: 시적 다양성과 국제예술계로의 진입 _루이스 카밀루 오조리우 ㆍ 79
    농촌과 도시: 근대 브라질의 오솔길들 _니지아 트린다지 리마 ㆍ 95
    카니발이다! _마리아 라우라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카바우칸치 ㆍ 109
    중심과 주변부 _베르나르두 히쿠페루 ㆍ 123
    시민의 권리와 여타 권리들 _마리아 알리시 헤젠지 지 카르발류 ㆍ 135
    브라질의 과학과 기술 _시우비아 피게이로아 ㆍ 145
    현대 브라질 영화 _이즈마이우 샤비에르 ㆍ 159
    대중문화: 그 자산과 진위 _주제 헤지나우두 산투스 공사우비스 ㆍ 175
    민주주의: 브라질 사상사에서의 그 기원과 현존 _볼리바르 라모니에르 ㆍ 185
    브라질에서의 발전과 저발전 _루이스 카를루스 브레세르-페레이라 ㆍ 201
    불평등과 다양성: 행동의 정반대 의미들 _안토니우 세르지우 아우프레두 기마랑이스 ㆍ 215
    브라질에서의 교육 _달릴라 안드라지 올리베이라 ㆍ 225
    국가와 사회: 문제적 관계 _브라질리우 살룽 ㆍ 237
    브라질 소설 2.0 _반데르 멜루 미란다 ㆍ 255
    축구, 삶의 메타포 _에두아르두 공사우비스 안드라지, 토스터웅 ㆍ 271
    젠더, 혹은 조아킹 나부쿠의 팔찌 _마리자 코헤아 ㆍ 285
    동성애와 LGBT운동 _줄리우 아시스 시몽이스 ㆍ 297
    이베리아이즘과 아메리카주의 _루이스 베르네키 비아나 / 페르난두 페를라투 ㆍ 311
    국가의 정체성: ‘브라질성’의 구축 _후벵 제오르지 올리벵 ㆍ 325
    브라질의 언론 _에우제니우 부시 ㆍ 337
    브라질의 인디오 _마누엘라 카르네이루 다 쿵냐 ㆍ 353
    문화산업: 라디오의 시대부터 정보산업의 시대까지 _마르셀루 히덴치 ㆍ 369
    지식인들: 그 그룹의 프로필과 대략적인 정의 _페르난두 안토니우 핑녜이루 필류 ㆍ 381
    인터넷과 사회적 포용: 기술의 전유와 해석 _에르마누 비아나 ㆍ 397
    정의와 권리: 평등의 구축 _마리아 테레자 아이나 사데크 ㆍ 411
    정치체제: 만도니즈무, 코로넬리즈무, 클리엔텔리즈무, 공화정 _주제 무릴루 지 카르발류 ㆍ 423
    브라질에서의 환경문제 _파비우 페우지망 ㆍ 435
    군국주의, 공화국 그리고 국가 _세우수 카스트루 ㆍ 447
    브라질 대중음악: 브라질 방식에 대한 다른 대화들 _엘로이자 마리아 무르제우 스타를링기 ㆍ 459
    브라질의 정당 _자이루 니콜라우 ㆍ 475
    문화유산: 권리요구와 재원으로서의 역사와 기억 _시우바나 후비누 ㆍ 489
    외곽지대: 빈민촌(favela), 막다른 길(beco), 골목길(viela) _세우수 아타이지 ㆍ 503
    브라질에서의 시: 제 역할을 하다 _이우카낭 페하스 ㆍ 513
    브라질 사상사에서의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_안드레 보텔류 ㆍ 525
    브라질에서의 인종주의: 사회적 포용이 사회적 배척과 어우러질 때 _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 ㆍ 539
    지방과 국가: 낡고도 새로운 딜레마 _엘리지 후가이 바스투스 ㆍ 557
    브라질의 세계 진입 _후벵스 히쿠페루 ㆍ 573
    브라질에서의 종교 _안토니우 플라비우 피에루시 ㆍ 587
    공중보건 _지우베르투 오쉬망 ㆍ 599
    치안: 민주법치국가의 기본 _루이스 에두아르두 소아리스 ㆍ 613
    브라질의 연극 _J. 깅스부르기 / 호장젤라 파트리오타 ㆍ 627
    TV연속극 _이스테르 앙부르게르 ㆍ 645
    노동과 노동자: 그 조직과 사회적 투쟁 _주제 히카르두 하말류 ㆍ 659
    나이 듦의 변화 _기타 그링 데베르트 ㆍ 671
    폭력과 범죄: 두려움이 지배하는 브라질 사회 _세르지우 아도르누 ㆍ 685

    출판사 서평

    브라질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21세기 브라질에 관한 방대한 보고(寶庫)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브라질은 자기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브라질 어젠다』는 브라질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자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으로부터 주요 의제를 분석한다. 즉, 경제적ㆍ정치적ㆍ문화적ㆍ지적ㆍ심미적 등 다양한 양상과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브라질 사회의 변화를 관찰하며 의문을 품는 것이다. 나아가 현실을 반영하는 일련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주목하면서, 자기 성찰과 비판으로 새로운 브라질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
    독자들은 이제까지 우리에게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노년, 젠더, 인디오, 환경 등이 포함된 21세기 브라질 사회의 주요 의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지그문트 바우만 , 매튜 이펙트

    지그문트 바우만 
    저서명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출판사동녘 
    연도(ISBN)2013(978897297695)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지그문트 바우만 저, 안규남 역, 동녘, 2013): 소수의 부가 모두에게 혜택을 미치는가?
     
    1.
    알랭 투렌(Alain Touraine)과 함께 후기 산업사회의 가장 진지한 비판자로 손꼽히는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의 새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그런데 제목이 다르다. 원제는 "Does the Richeness of the Few Benefit Us All?"인데, 한국어 제목은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원제는 '다수'와 '소수'의 문제, 즉 '트리클 다운'(trickle down)과 같이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자의 삶도 나아지는지, 아니면 '매튜 이펙트'(Matthew Effect)와 같이 가진 사람은 더 가지게 되고 갖지 못한 사람은 더 빈곤하게 되는 사회적 부조리를 전달한다. 반면 한국어 제목은 '불평등'이라는 모호하고 논쟁적인 주제 속에 양극화와 빈곤의 대물림에 불쾌한 우리의 심성을 자극한다. 원래 저자가 전달하려던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설득적인 제목을 버리고, 불평등한 사회에 대해 이미 반감이 굳어지거나 특정한 방향으로의 해결책을 이미 다짐한 사람들에게 책을 사보라고 권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 출판사가 책 제목을 바꾸는 것이 좋은 일일까? 밋밋한 제목으로 독자를 끌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는 점은 백번 인정한다. 그러나 저자의 의견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도 독자를 끌 수 있는 주제를 더 고민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출판사에서 목차 옆에 기록해 놓은 '저작권' 관련 기록도 석연치 않다. "Does the Richness of The Benefit Us All? By Zygmunt Bauman"이다. 즉 원제를 잘못 기입한 것이다. 주의를 기울여야할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부주의는 어쩌면 지금의 제목이 갖는 미세한 차이가 가져올 부분에 대한 무관심으로 확대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바우만은 서문에서부터 "경제성장 근본주의"(economic grwoth fundamentalism)가 빈곤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10쪽, 원문 2쪽). 그리고 그는 "가난하고 미래가 없는 사람들"과 "부유하고, 낙관적이며, 자신감에 차고, 활기찬" 사람들 사이의 간극이 심해지고 있다고 한탄한다(원문 2쪽). 즉 '소수'와 '다수'의 문제,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의 대를 이어가며 벌어지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the prime victim of deepening inequality will be democracy"(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의 주된 피해자는 민주주의, 원문 2-3쪽)라고 말이다. 즉 지금의 불평등은 소수와 다수의 갈등을 이제는 민주적 절차로 풀어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우만의 지적은 그의 책이 단순히 '불평등'을 '평등'으로 전환시켜야할 의무를 가르치거나 지금의 부조리를 참지 말라는 선동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일차적으로 그의 지적은 '민주적 절차'를 통한 '민주적 심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자유주의자들에게, 당신들의 신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불평등'의 문제를 고민해야한다는 경고다. 플루토크라시(부가 지위를 결정하는 정치)가 메리토크라시(능력이나 실적으로 지위가 결정되는 체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기반을 잠식했고, "개인적 이익 추구가 공공선의 추구를 위한 최선의 메커니즘도 제공한다"(the pursuit of individual profit also provides the best mechanism for the pursuit of the common good)는 소위 '자유시장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도덕적 정당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원문 3쪽). 다시 말하자면, 바우만의 지적은 인류의 삶과 함께 시작한 '불평등'의 문제에 대한 감정적 접근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매우 진지하고, 지금의 불평등이 가속화되는 이면에 존재하는 뿌리깊은 편견과 잘못된 원칙들을 다시 살펴보자고 권하고 있다(원문 5쪽).
     
    2.
    '매튜 이펙트'에 대한 좋은 책이 하나 있다. 산 안토니오에 있는 세인트 매리(St. Mary) 대학의 다니엘 릭니(Daniel Rigney) 교수가 쓴 책이다. 제목이 "The Matthew Effect: How Advantage Begests Further Advantage"(Columbia University Press, 2010)인데, 성경의 마태복음 13장 12절의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는 말씀에 기초한 '매튜 이펙트'라는 논쟁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실제로 '매튜 이펙트'는 콜롬비아 대학의 사회학과를 이끌었던 로버트 머튼(Robert K. Merton, 1910-2003)이 자신의 '의도하지 않은 불평등'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명칭이다. 그런데 릭니교수는 머튼의 뒤를 이어 계속된 학계의 논쟁이 '왜 이러한 불평등이 지속될까에만 관심이 있었고, 이러한 불평등의 원인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했"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이른바 수정주의 이론을 제시한 것이다(Rigney, 2-3). 
     
    릭니의 수정주의 이론은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지적들을 분석하고 설명하고 있다. 첫째, '가능성의 평등'과 '기회의 평등'은 다르다는 점이다(Rigney 7). 특히 미국사회에 만연된 이른바 '성공할 기회(an opportunity to suceed)'는 '성공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an equal opportunity to suceed)라는 말과는 엄연하게 다른 말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우리도 요즘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는 끝났다'고 개탄하고, '반전이 불가능한 사회'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이렇듯 미국도 이제는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는 말을 자주 듣고, 이런 말 속에 담긴 가장 미세한 차이를 '균등한 기회' 즉 '성공할 가능성'(capability)에서 찾는 것이다.
     
    둘째, 파이가 커질수록 나누어 먹을 것이 커진다는 이야기의 허상을 지적한다. 소위 상대적인 매튜 이펙트, 큰 몫은 부자가 먹고 작은 여분을 가난한 사람이 먹더라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모두 더 잘살게 될 수 있다는 신화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바로 바우만이 지적하는 '트릭클 다운'의 실패, 그리고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istia Freeland)의 "Plutocrats: The Rise of the New Global Super-Rich and the Fall of Everyone Else"(Penguin Books, 2013; 한국어 번역, 플로토크라트, 열린 책들, 2013)가 지적하듯 빈부의 격차외에도 새롭게 등장하는 초국가적 거부가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는 주장인 것이다. 단순히 양극화의 심화로 감정을 부추기보다, 부를 가지게 된 사람들에게 질시와 분노를 유발하기보다, 진지하게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원칙부터 하나씩 짚어보는 것이다.
     
    셋째, '매튜 이펙트'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기제를 묻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의 머튼이 왜 특정 과학자에게 연구비가 몰리냐는 질문에서 시작된 문제를 이제 정치사회적 것으로 확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운동에 선재하는 관찰자적 성찰'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부유한 엘리트들은 점점 부유해진다는 분노의 응어리, 앞으로 남은 것은 절망 뿐이라는 개탄의 목소리, 이것들을 새로운 제도 또는 새로운 형태의 도덕적 원칙을 찾는 시민들의 활력으로 승화시키려는 몸짓인 것이다. 아테네의 민주정이 '가능성'의 평등에 대한 논의로부터 구체화되고, '탁월성'에 대한 염원이 로마의 공화정의 '원로원'을 낳았듯이, 우리도 매튜 이펙트를 막을 방도를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3.
    바우만의 논의도 릭니의 것과 상당히 닮아있다. 비록 '좌파'라는 꼬리표가 붙는 단어나 학자들의 인용문이 뒤를 잇지만,  '좌파'라는 꼬리표 속에 담긴 무지막지하고 대책없는 비판꾼이라는 비난과 그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가 바라보는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태도는 이미 이러한 문제를 시장 또는 자유주의 입장에서 지적해온 학자들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조셒 스티클리츠(Joseph Stiglitz)를 '좌파'라고 한다면, 아마도 바우만의 비판도 좌파일 것이다. 그러나 자유주의자들 중, 지금의 불평등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다. 아마티아 센(Amartya Sen)도 마사 너스바움(Martha Nussbaum)도 모두 '불평등'이 가져올 폐해가 자유주의의 원칙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데 큰 위협이라고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기회'의 평등을 '가능성'(capability)의 평등으로 대체해야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바우만이 제시하는 이미 공인된 자료의 수치들은 우리의 보다 신중한 관심을 요구한다. 특히 2007년 금융위기 이후에 "재앙의 채찍"이 선택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아픔을 주었고(번역 18쪽), 글로벌한 자본은 이제 개발도상국의 노동으로 몰려감으로써 "선진 경제들에서는 일자리들이 가속적을 사라지면서" 소위 중산층의 '프리카리아트(pricariat,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로의 전락을 가져오고 있으며(번역 20-21쪽), 이제 세계는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The Price of Inequality, W.W. Norton & Company, 2013; 이순희 역, 열린 책들, 2013)가 말하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한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한다(번역 25쪽).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바우만의 관찰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몇 가지 진지한 토론을 벌여야할 주제들이 노정되어 있다. 첫째는 메리토크라시가 가져온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이 주제는 오랫동안 정치사회적 구조에 대한 진지한 논의에서 빠지지 않았다. 다만 대처 수상과 같이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던 사람들에게서, 소위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filling prophecy)을 통해 불공정한 사회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그와 이전의 접근이 조금 다른 이유다(번역 36-37쪽). 그런데 바우만의 접근은 수사학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개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공동체 전체'에 기여한다는 신념은 대처나 '신자유주의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페리클레스의 유명한 '장례식 연설'에서 보듯, 아테네인들도 '개인의 자율성'과 '공공선의 실현'을 하나의 같은 축에 놓고 이해하고 믿었다. 즉 자유주의의 극소수가 만든 신화를 시장에 대한 일반적 이해로 치환한 것이 문제이고,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라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자 숙제를 대안처럼 언급한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의 자율성'과 '공공선'의 조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정치사회적 구조, 즉 바우만이 말하느 "현실적인 선택지들이 선택될 확률들의 분포 또한 운명"이 되어버린 구조(번역 40쪽), 그리고 자유주의자들도 개탄하는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지 않는 달음박질 또는 무한 경쟁에 대해 이야기의 초점을 모았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든다.
     
    둘째, '경제성장'의 구호아래 은폐된 양극화의 심화, 그리고 이 경제성장의 구호아래에서 사회적 규제의 고삐에서 해방된 은행과 자본에 대한 이야기다. '경제성장의 신화'에 가려진 슬픈 역사를 우리만큼 뼈져리게 경험하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는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따라서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에서 만들어졌다는 '경제성장'의 신화 이전에, 우리는 197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그 부작용을 충분히 경험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이 가져오는 문제점에 대해서, 특히 1997년 IMF를 경험한 우리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다만 '아이'도 '어른'이 되고자하는 욕심에서 '성장'에 대한 야릇한 나르찌시즘을 갖고 있다는 인간의 역사만큼 오래된 철학적 성찰을 다시한번 고민해 보아야한다. 아울러 구약성서에 나오듯 '번성하라'(parah rabah)는 말처럼, 성장은 신화로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에 인간의 욕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검토해보아야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고민과 성찰이 없다면, 바우만의 지적은 곧 '대안없는 비판' 또는 '이상주의'로 비난받기 쉽상이다. 아니라면 'One-upmanship'(남들보다 한발 앞서기, 번역 79쪽)을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밖에 안된다는 지적에 무력하다.  
     
    5.
    짧은 책은 그것 나름대로 장점과 단점이 있다. 한 마디로 바우만의 이번 책은 지금까지 자기가 말해왔던 바를 간결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기에, 이것만으로 그의 학문적 여정이 보여주는 첨예하고 처절한 연구자의 업적을 깎아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선'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들은 지금에 있어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문제들을 새로운 이념적 지평을 통해 해결하려는 저자의 숨결이 담겨있다. '신뢰,' '연대,' 그리고 '상호협력'에 대한 믿음을 다시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이 담겨 있는 것이다(번역 87-106쪽). 그러기에 '불평등의 자연스러움'을 지킬 노력만큼이나 '불평등의 부자연스러움'을 막을 정치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그의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느낀 사람들은 바우만의 다른 저서들도 읽기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번역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그 어떤 번역자도 오역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번역은 저술만큼이나 힘든 작업임을 안다. 그래서 이런 때마다 비판을 자제하거나 지나쳤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마디 해야겠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번역이지만, 이렇게 작은 책에 그렇게 많은 자극이 필요할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 제목이 번역과 관련된 문제는 번역서의 제목의 주제가 되는 부분에 이르면 더욱 심해진다. 세 번째 파트인 '성장'이 대세가 된 "몇몇 큰 거짓말"(some big lies)에 대한 논의가 "새빨간 거짓말, 그보다 더 새빨간 거짓말"로 번역된 것에서부터 이런 과장이 시작된다(27-89; 번역, 45-106쪽). 섹션의 제목이 매우 선정적으로 선택되었지만, 바우만의 진정한 초점은 '경제성장'이라는 신화를 통해 정치사회적 규제로부터 해방된 시장과 자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전달하려는 것이다. 즉 번역본의 조금 과장된 태도가 전체적인 내용을 가린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자극이 없었다면, 은행과 자본의 탈규제가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부는 한없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경고가 무시된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어떤 정치사회적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의미있는 지적들이 크게 손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은주의 <정치의 이동> - 철학이 정치를 구원할 수 있을까?

    철학이 정치를 구원할 수 있을까?

    [프레시안 books] 장은주의 <정치의 이동>

    1. 장은주의 <정치의 이동>(상상너머 펴냄)은 일단 굉장히 의욕적인 작품이다. 나는 이 책에서 저자가 펼치는 기본적인 제안들은 대부분 받아들인다. 나만 받아들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사회생활의 전반적인 개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장은주의 기본적인 제안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그의 기본적인 제안들을 대략 정리해서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a. 서구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한국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
    b.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는 각각 서양에서도 굉장히 복잡다기한 이념들을 뭉뚱그려 부르는 명칭으로서, 일률적인 정의는 불가능하다.
    c. 좀 더 세밀하게 말하자면 사회적 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통하는 부분들이 많다.
    d. 한국의 정치철학은 '정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의가 번역어라고 해서 반드시 이 개념 자체가 서양의 것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e. 존 롤스처럼 분배 패러다임에 매몰된 정의론은 정의를 대표할 수 없다.
    f. 분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정의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정치에 주목해야 한다.
    g. 분배 패러다임은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를 함축한다. 자유주의 우파와 자유주의 좌파가 모두 (각기 내용은 다르지만) 메리토크라시를 추구하는 셈이다. 카를 마르크스조차 일종의 메리토크라시를 꿈꿨다.
    h. 메리토크라시에서 벗어난 정의를 찾아나서야 한다.

    이러한 제안들이 얼핏 보면 별로 새로워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반드시 행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제안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2. 이러한 전반적인 공감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좀 따져 보자. 우선, 국가와 시민 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그리고 롤스에 대하여 장은주의 해석이 정확하지 않거나 아니면 정확 여부를 따지기 전에 정합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 <정치의 이동>(장은주 지음, 상상너머 펴냄). ⓒ상상너머
    2.1 장은주는 "시민 사회라는 개념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개념이다. 애초 이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폴리스, 곧 정치 공동체로서의 국가 개념의 번역어로 서구의 지적 전통에 도입되었지만, 근대 이후 국가로부터 독립되고 또 그 근원성을 주장하는 자본주의적 경제 주체들의 네트워크 같은 것으로 의미가 전도되었다"고 말한다(85쪽).

    내가 오독한 것이 아니라면,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함축된 것으로 읽힌다. 고대 아테네의 폴리스라는 정치체의 형태와 근대 국가라는 정치체의 형태 사이에 단절보다는 연속성에 장은주는 주목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적 경제 주체들"의 존재를 전제하는 형태를 근대 국가에 관한 서양식 이해의 대표로 장은주는 보고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입장이-이걸 "입장"이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모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째, 폴리스와 같은 고대의 정치체를 우리가 국가의 그림자 안에 투사시켜 바라 볼 수는 있고, 그러한 투사에 의의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일반적 가능성은 거의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에 굳이 예를 들지는 않겠다.) 그러나 이러한 투사가 가능하다는 것은 고대에 국가 비슷한 것이 있었다는 뜻에서 그치지, 그것들이 근대에 나타난 형태의 국가들과 어떤 점에서 비슷한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한국어로 이 주제를 파고들어갈 때에는, 언어적 차이 때문에 헝클어짐의 요소 하나가 가중된다. 영어의 경우 "modern state"라는 문구에서 "modern"이라는 한정사는 주로 중세에 나타나던 state의 형태들과 구분하기 위해 붙은 것이다. 얼핏 보면 이 구분을 한국어로 근대 국가와 중세 국가의 구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뒤죽박죽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중세에 나타난 state에는 '영지', '신분', '상태'라는 의미의 비중이 '국가'라는 의미의 비중보다 무겁거나 아니면 적어도 가볍지는 않은 정도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루이 14세의 말로 전해지는 "L'Etat, c'est moi"(프랑스어 état와 영어 state는 다같이 estate가 축약된 형태다)로써 "국가는 곧 나다"라는 의미를 말했을 수도 있지만, 프랑스라는 '영지', 또는 프랑스 왕이라는 '신분', 또는 그러한 신분과 영지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루이 14세가 "내 것"이라고 말했을 수도 있다. 후자라면 중세 군주로서 거의 당연한 말을 한 셈이 되는데, 이미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중앙 집권적 관료 체제가 강화되고 있던 시점에서, 루이 14세는 바로 그처럼 강화된 중앙 집권적 "국가"도 중세적 "영지"의 연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서양사에서 이러한 주장은 헌정주의자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낳았고, 결국은 (내가 보기에) 대체로 헌정주의자들이 이겼다. 다시 말하면, modern state와 mediaeval state가 질적으로 다르다고 하는 헌정주의적 명제가 승리한 셈이다. 국가(state)와 사회(society) 또는 시민 사회(civil society)를 구분하면서, 국가가 사회의 이익을 반영하고 수렴해야 한다는 상향식 정치관은 이처럼 헌정주의가 태동해서 확립되는 과정과 궤를 같이했던 것이다.

    반면에 한국어에서 고대/중세 국가와 근대 국가를 구분해야 하는지를 따지는 관심에는 20세기 이전에 한반도에 존재했던 정치체가 역사 발전 단계에서 어느 정도로 진전된 위상을 가졌다고 봐야 하느냐고 하는 관심이 아주 짙게 섞여 있다. 실제로 고구려, 백제, 신라가 언제부터 고대 국가의 형태를 갖췄는지를 따질 때, 한국인 학자들이 가급적 시기를 올려 잡으려고 하는 데에는, 고대의 우리 조상이 미개하지만은 않았다고 주장하고 싶은 민족적 변명이 섞여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민족적 변명이 지적 관심을 선도하는 와중에, 헌정주의적 상향식 정치관이 서양의 modern state라는 개념에서 핵심 요소를 구성하는 의미는 희석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둘째, 서양의 근대 정치의식에서, 특히 헌정주의 정치의식에서, 사회가 국가보다 먼저 있었다는 발상이 토대를 이루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생각의 저변에 물론 계약론적인 비유가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헌정주의라고 하든지, 계약론이라고 하든지 (헌정주의와 계약론 사이의 관계 역시 하나에서 다른 하나가 연역되는 관계는 아니다), 자본주의적 경제 주체들의 존재가 전제되는지 여부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역시 대단히 까다로운 여러 가지 다른 논제들로 쉽게 번져나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논지를 좁히기 위해 간단히 분별하자면, 시장의 존재를 곧 자본주의와 동일시하게 되면, 자본주의는 고대나 중세에도 있었던 것이 되며, 실제로 이러한 주장들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해에 대한 발본적인 반론으로서 주로 미제스와 하이에크에서 비롯된 오스트리아학파 자유지상주의자들에 의해 제기된다. 이와 달리, 자본주의를 화폐와 신용과 금융과 교역 등이 실제로 광범위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제도적 규칙들이 생성된 다음에 나타난 사회경제적 현상으로 보면, 고대나 중세의 시장을 두고 자본주의를 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의미는 비유적이며 파생적인 수준으로 제한된다.

    시민 사회와 국가의 관계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혼란"을 장은주가 폴리스에서부터 찾는 것을 보면, 고대 아테네에 있었던 "시장"도 자본주의적 시장에 해당한다고 보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오스트리아학파는 자본주의의 연원을 고대로까지 확장함으로써 고대의 시장만이 아니라 근대의 시장 역시 국가보다 개념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선행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얼핏 보면, 장은주가 바로 이와 같은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을 겨냥하여, 자본주의적 경제 주체들이 전제되는 시민 사회라는 개념을 하나의 "전도"라고 부르는 것처럼 보이며, 이렇게 볼 때 장은주의 말에 특별히 부정합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학파의 견해가 서양의 견해를 대표하거나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오스트리아학파가 이해한 역사가 바로 서양의 역사인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국가와 시민 사회 사이의 관계가 서양의 전근대와 근대 사이에 질적으로 구분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입장은 헌정주의적 관심에서 나오는 국가/시민 사회의 구분 그리고 그 구분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국가의 임무와 위상에 관한 규범적인 입장을 도외시할 때에나 가능하며, 나아가 하나의 정치적 조망법으로서는 그러한 규범적인 입장을 반박하기 위한 프레임인 것이다.

    반면에 장은주가 강조하듯이 시장주의와는 다르게 포착되는 "정의"에 입각해서 국가의 임무를 이해하려는 관심은 (장은주 자신이 이를 헌정주의적 관심이라고 뚜렷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여부는 내게 분명하지 않다) 헌정주의적 관심이 아니라면 무엇과 연결되는지 대단히 궁금하다. 이 문제는 아래에서 자유주의를 논할 때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을 테니까, 일단은 여기서 접는다.

    2.2 장은주는 롤스가 운을 중화하려고 했고, 이러한 그의 입장은 암묵적으로 메리토크라시를 지향하는 분배 패러다임에 머무른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롤스가 운을 어떻게 얼마나 "중화"하려고 했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의 입장이 어떤 방식의 메리토크라시를 지향하며 그것이 왜 문제인지를 치밀하게 따지는 작업에는 무척 소홀하다.

    우선 논증의 방식과 관련해서, 장은주가 롤스를 겨냥해서 제기하는 반론 중에는 실망스러운 대목들이 있다. 예컨대, 그는 "재능을 공동 자산으로 봐야 할 근거"(186쪽)가 없다는 이유를 비판적 논거 중 하나로 들고 있는데, 이 말은 롤스에 대해 아마도 맞는 말이겠지만, 롤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당장 장은주 자신이 제창하고 있는 "존엄"이라는 것 역시 인간을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엄하다고 봐야 할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슨 대답이 (합리적으로) 가능할지 나로서는 상상 자체가 안 된다. 자주 인용되는 비트겐슈타인의 언표를 하나 빌려다 쓰자면, "정당화는 어디선가 끝나야" 하는 것이다. 이에 관해서도 뒤에서 다시 조금 더 본격적으로 다룰 테니까, 일단은 이를 지적만 하고 넘어가자.

    허술한 비판의 다른 예로는, 가령 롤스 같은 사람이 운을 중화하고자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장은주는 마치 바로 그러한 이견의 존재만으로 롤스의 입장이 무너진다고 보는 듯이 말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옳지 않다. 어떤 주장은 단순히 반론의 존재만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반론에 대면했을 때 무너지는 것이다.

    장은주가 (그 말고 누구든지) 롤스를 적확하게 비판해서 그의 주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그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점만을 지적해서는 안 되고, 어떤 반론들이 어떻게 전개됨으로써 롤스가 말하는 어떤 대목에게 타격이 얼마만큼 가해지는데, 이때 그 대목이 그 주장에서 이만큼 또는 저만큼 핵심 골조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것이 무너짐으로써 전체 구조가 무너진다는 형태로 논증이 이뤄져야 한다.

    롤스에 관해 숱한 후속 논쟁이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언급하고, 그것들을 이 책에서 일일이 따질 수는 없다는 점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롤스를 대충 비판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논란을 모두 잠재울 수는 원래 한 권의 책을 써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가 공략하고자 하는 허점이 무엇인지를 벼려서 밝혀내는 일은 일반적으로 가능한 일이고, 누구를 비판함으로써 뭔가 더 나은 이치를 드러내려는 임무를 스스로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업이다.

    롤스의 "운의 중화"를 여러 번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와중에서, 장은주는 한 가지 필수적인 구분을 거의 체계적으로 간과한다. 롤스는 재능이나 운을 분배해야 한다고 평면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이나 운의 결과도 분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여러 가지 맥락적인 뉘앙스를 담으면서 말하는 것이다. "자연적 자산 역시 사회의 공동 자산"이라고 보는 롤스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논쟁에 대해서 상관이 있는지를 분별하기 위해 이 구분은 치명적으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지금 거두고 있는 성공에 관해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과 사회적 운이 각각 얼마씩 작용했는지를 분별하는 방향에는 롤스가 전혀 관심이 없다. 롤스의 관심은 현재 그가 누리고 있는 부와 지위와 명성과 권력도 사회적 재분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가령 디카프리오가 지금 내고 있는 세금보다 더 많은 액수의 세금을 내라고 국가가 명령할 수 있는가를 물을 때, 롤스는 일반적인 차원에서 그러한 세금의 증과는 (물론 일정한 한도 안에서) 정의의 이름 아래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디카프리오가 세금을 얼마 내는 것이 정의로운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고, 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재능의 소산이든지 노력의 소산이든지 아니면 운의 소산이든지 상관없이, 디카프리오 측에서 성공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고 있든지 상관없이, 결과에서 더 많이 가진 측에서 덜어내 덜 가진 측에게 나눠주는 방향의 재분배여야, 정의의 이름 아래 이루어질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의 재분배라는 것이 롤스의 논지다.

    이를 분별하지 않고, 장은주처럼 롤스가 자연적 재능을 분배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해 버리면, 가령 우사인 볼트가 100미터를 9.6초에 달리고 임꺽정은 20초에 달렸다고 할 때, 마치 볼트의 기록에서 5초를 덜어내서 임꺽정의 기록에 보태주는 형태에 준하는 분배를 주장했다는 듯한 인상까지 남기게 된다. 롤스의 초점은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분배를 해야 정의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데에 있지 않고, 일반적으로 일차적인 사회적 경쟁의 결과 각자에게 어떤 몫이 돌아갔다고 할 때, 그것이 재능 덕택이든 노력 덕택이든 운 덕택이든 정책적 재분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증을 펼치는 데 있다.

    이 분별은 롤스에서 메리토크라시의 함축을 어떻게 읽어내느냐는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롤스가 꿈꾸는 사회를 메리토크라시라는 프레임에 끼워 맞출 수는 있을 것 같다. 재분배 전에 볼트는 1000억 원을 임꺽정은 1000만 원을 소유했는데, 정치 공동체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재분배를 하고 나니 볼트는 100억 원 임꺽정은 1억 원을 가지는 상태로 바뀌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어떤 평론가가 이 차이를 정당한 업적에 따른 분배라고 보면서 동시에 이것이 롤스가 꿈꾼 상태라고 끼워 맞출 수는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롤스가 이러한 끼워 맞춤을 받아들일까? 업적이든 응분이든 (기타 필요든 욕구든 그 이외 무엇이든), 어떤 하나의 기준으로 정의의 토대를 삼아서는 만족할 만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롤스가 탐구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롤스야말로 정의의 실질적 기준은 정치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 사정은 "업적에 따른 분배"를 정의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자기가 분배받은 몫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업적이 올바르게 사정(査定)되어 분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따질 수도 있고, ⓑ애당초 메리토크라시의 원리 자체에 도전할 수도 있다.

    이 사람이 ⓐ의 문법을 택한다고 해서 그가 메리토크라시의 원칙을 전심으로 받아들인다고 볼 수도 없고, ⓑ의 문법을 택한다고 해서 그렇지 않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은 당사자가 어떤 문법을 사용하고 있든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관심을 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의의 일반적 원칙이나 기준을 세우기 위해 궁리하는 입법자나 정치철학자의 관심을 여기에 투영해버리면 착오가 발생하는 것이다 (장은주가 그런 착오를 저질렀다는 말이 아니고, 어떤 상황을 메리토크라시로 볼 것인지 말 것인지에 관한 본질적인 불투명성을 롤스는 봤다는 말이다.)

    3. 방금 내가 진행한 논의는 사실 서양의 역사나 개념이나 이론을 우리가 이해하는 일이 실제로 우리의 문제를 가급적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상당히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위의 논의는 일차적인 목표가 장은주의 해석을 비판하는 데에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가 한국의 내부적/맥락적 문제에 대해 어떤 적실성을 가지는지는 전면으로 부각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미 이 논평이 많이 길어졌기 때문에, 다시 공간을 할애해서 그것을 부각할 수도 없다. 독자들의 깊이 있는 독해를 바랄 뿐이다.

    이번에는 장은주가 "자유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을 비판하고자 한다. 장은주는 한편에서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라고 하는 개인들의 인권을 무척 강조한다. 이것이 민주적 공화주의에서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자유주의에 대한 "리얼 진보"의 정처 없는 반감과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를 "자유주의"랍시고 호도하는 기득권 세력의 말장난을 그는 강력하게 성토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한편에서는 자유주의를 지양해야 할 이념으로 설정하고, 아울러 한국의 자유주의 세력이 "집권기에 신자유주의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말았다"고 꾸짖는다.

    자유주의와 관련된 오인과 오해, 언어의 남용과 오용, 실체 없는 선전과 내용 없는 반감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그의 태도에 나는 전폭적으로 동의하며 지지를 보낸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가치 가운데 일부를 복원해서 지향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자유주의를 지양해야 할 이념으로 본다는 입장이나, 한국 자유주의 세력의 실패를 과장해서 부각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지금 자유주의의 내용에 대한 장은주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면을 부각하려는 것이 아니고 (나는 실제로 그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보지만, 지금 그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적 가치 중에 일부를 그 자체의 본령에 따라 변론하면 족한 대목에서, 자꾸만 자기가 자유주의를 전폭적으로 승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붙이려는 태도를 꼬집고 싶은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노무현 정권에 관해 나라면, 예컨대 공판 중심주의를 법제화한 것은 인권의 증진을 위해 중요한 진일보에 해당하지만, 재벌 특히 삼성의 독점적이고 초법적인 행태에 대해 정치권력이 정당하게 강제했어야 할 제약을 게을리 한 것은 잘못이라고 평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될 대목에서, 자유주의 세력이 자유주의적 가치를 일면 확립했지만, 신자유주의에 빠져서 경제적 자유주의를 탈피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말하면 취지가 뭉개지고 만다.

    이 지적은 말꼬리 잡기가 아니라, 사실 굉장히 중요한 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자유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정치, 국가, 시민 사회, 경제, 도덕, 정의, 기타 등등, 우리가 지금 정치적 담론에서 사용하고 있는 어휘 대다수가 서양어의 번역에서 기원했다고 하는 불가피한 처지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시각으로 논의해서 뭔가 생산적인 결실을 조금이라도 찾아내려고 한다면, 이 차이는 치명적으로 중요하다고 나는 역설하고 싶다.

    앞에서 미뤄뒀던 논점, 즉 국가와 시민 사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그가 단순히 어떤 다른 (그러나 자신이 특정하지는 않는) 사람들의 "혼란"과 "전도"만을 언급하면서, 정작 자신의 견해는 표명하지 않는 태도가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권을 강조하기로 했다면, 당연히 헌정주의의 원리를 사회 체제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하나의 중요한 기둥으로 설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장은주가 "민주적 공화주의"라는 문구를 통해서 제창하고 싶은 가치 역시 존 스튜어트 밀이 일생 동안의 문필 활동을 통해 세상에 제출했고, 그것을 이어받아 위르겐 하버마스가 강조하고 있는 공론장의 건강한 질서 이외에 어떤 새로운 내용이 첨가되고 있는지 적어도 이 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장은주의 "공화주의'라는 것이 건강한 공론에 크게 의존한다는 내 독해가 맞다면, 이 입장은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독립된 시민 사회의 영역을 중시한다는 말이 된다.

    그럼에도 장은주는 자기가 헌정주의, 즉 절차적 민주주의를 주창한다는 인상도 남기지 않으려고 (거의 의도적으로) 노력하며, 공론장의 건강한 질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인상도 남기지 않으려고 (역시 거의 의도적으로) 애를 쓰고 있는 듯이 내게는 보인다. 이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자유주의가 무엇인지에 관해 학자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무한한 갈래의 논란이 있다. 이러한 사정은 내가 방금 언급한 헌정주의나 공론의 건강한 질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장은주가 제창하려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항목들에 관해 어떤 교과서를 쓰는 입장에서는 각 항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있는 그대로 모아 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시각들 가운데에는 서로 충돌하는 것들도 있고, 비판적으로 검토했을 때 정합적인 내용이 없는 것들도 있지만, 교과서를 쓰는 입장에서는 언필칭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서술을 유지하기 위해 비판적 검토를 생략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사안을 앞에 두고 뭔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유주의"든 또는 어떤 다른 단어든, 자신의 시각 안에 용해된 의미를 표현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지,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어떻게 보이느냐는 의미를 위주로 해서는 소통에 기여할 수 없다. 나아가 위에서도 예시했듯이, 구체적이고 맥락적인 사안에 관한 판단을 표명하는 데에 "자유주의"라는 용어는 (변호하는 방향이든지 비판하는 방향이든지) 너무나 모호해서 실질적인 내용을 담기가 매우 어려우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지식인들이 주제의 세부 사항을 꼬치꼬치 파고들어가지 않고, 일반 범주를 지칭하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공론장의 역할이 국가 권력에게 압도당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4. 서구 중심주의도 극복하고, 메리토크라시와 분배 패러다임에서도 탈피하며, 자유주의도 지양하자고 제창하고 나서 장은주가 제시하는 대안(?)은 민주적 공화주의이다. "민주적 공화주의"라는 기치 아래서 그는 민주주의적 정의가 토대적 정의이고, 마이클 샌델 식으로 어떤 "좋은 삶"의 모형을 전제하기보다는 "정치적 구성 과정에 들어 있는 부당한 권력관계 또는 지배-종속 관계를 비판적으로 확인해 내고 극복을 추구하는"(191쪽) 데에 초점을 맞추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부당한 권력관계 또는 지배-종속 관계를 비판적으로 확인하고 극복하는" 작업은 어떤 기준에 의해 인도되어야 할까? 가령 이렇게 물어보자.

    이명박이 느닷없이 독도를 방문한 행위는 "부당한 권력"의 행사인가? 박근혜가 공천 뇌물 사건을 "개인 비리"로 축소하고자 하는 장면에서, 어떤 지배-종속 관계가 비판적으로 확인될 수 있을까? 김두관이 경상남도 도지사직을 버리고 (별로 승산도 없어 보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공천 경쟁에 뛰어 든 행위는 민주주의적 정의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민주주의적 정의에 어긋나는 행위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민주주의적 정의와는 상관이 없는 행위인가?

    장은주가 "탁월하다"고 평가하는 아이리스 영의 작품이 이 대목에서 좋은 비교의 준거가 된다. 영의 책은, 내가 보기에, 철학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기에 앞서서, 기본적으로 하나의 정치적 논고다. 성별과 피부색 그리고 여타 차이들을 차별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지배적 권력을 비판적으로 확인해서 고발하고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규범적 처방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장은주의 책에서, 적어도 나는, 이에 비견할 만한 어떤 정치적 메시지가 형상화되고 있는지 찾기 어렵다.

    내가 찾을 수 있는 정치적 메시지로는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세력은 메리토크라시를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클렙토크라시에 불과하다는 정도가 사실상 유일하다. 그러나 이 메시지 역시, 구체적으로 누가 도둑질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규모로 하고 있는지를 분석해서 "비판적으로 확인하는" 경로로는 표명되고 있지 않다.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저자가 투사한 하나의 이미지로서 클렙토크라시라는 용어만이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장은주는 (내가 보기에 올바르게) 분배 패러다임과 메리토크라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에 주목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실지로 이 책은 정치에 충분히 주목한 결과는 아닌 성싶다. 자신의 작업을 장은주는 분명히 정치철학의 한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 책을 관통하는 주도적 관심은 정치라고 하는 괴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방향이 아니라, 그 외양에 관해 관찰자적 입장에서 비평을 주고받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당화의 근거를 빠짐없이 확보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처방을 내놓을 수 없다고 염려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앞에서 인용한 비트겐슈타인의 언표를 약간 다르게 번역해서 말해보면, "정당화는 어디선가 끝날 수밖에 없다." 여성에 대한, 유색인에 대한, 노동자에 대한, 기타 온갖 사회적 소수 집단에 대한 지배와 차별을 나는 배격한다. 이러한 나의 입장은 철학적 입장이기 이전에, 정치적이고 도덕적이며 처방적인 입장이다.

    어떤 사례에서 내가 지배와 차별을 읽어내는지, 그러한 사례와 관련해서 나의 정치적/도덕적 입장을 내가 어떻게 정당화하는지는 물론 사례가 주어진 다음에나 말할 수 있다. 단, 일반적으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각 사례에서 나는 상당히 집요하게 내 나름의 정당화 논거를 제시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지점에서는 정당화가 동나게 되리라는 점이다.

    정당화가 동나는 지점은 철학의 역할 역시 끝이 나고, 삶이 맨살을 드러내는 지점이다. 예컨대, 정체성의 경계에 따른 차별에 영이 분개하고, 인권의 중요성을 장은주가 외칠 때, 나는 이들에게 동조하는데, 이 동조의 궁극적인 원천은 그들의 철학적 정당화에 내가 설득되었기 (나는 사실 장은주뿐만 아니라 영에게 관해서도 철학적으로 말하기로 한다면 동조보다는 비판할 구석이 훨씬 많다) 때문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 주는 것이 선한 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나의 이러한 입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한다는, 따라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라는, 어떤 공리에서 연역된 것이 아니다. 장은주의 목소리와 영의 분개에 동조하는 사람은 그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현하며, 그러지 않는 사람 또한 그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현한다는 의미에서, 나는 동조의 편을 드는 것이다.

    이 갈림길에서 철학이 기여할 수 있는 최대한은 하나의 결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고, 그 결과에 대해 어떤 식으로 해석이 분분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데서 그친다. 다시 말해, 개인이 내리는 정치적 판단의 성격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까지는 철학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여러 성격 가운데 선택을 인도하는 역할은 철학이 아니라 정치 또는 도덕, 다시 말해 삶 자체다. 그래서 나는 정치의 구원, 다시 말해 삶의 구원은, 정치 즉 실제 삶에서 얻어지든가 아니면 실종되든가 하는 문제이지, 철학이 인도할 수는 없다고 본다.

    장은주의 시선이 이와 같은 점에 충분히 오래 머물렀더라면, 이 책에서 좀 더 명료하고 실질적인 정치철학이 제시될 수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그의 시도가 대단히 의욕적이었다는 점은 자체로 무척 값진 공헌이며, 내가 이 글에서 가한 모든 비판에 조금이라도 알맹이가 들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원래 그의 책이 비판적으로 논의될 가치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