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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3일 수요일

민주주의의 적은 '엘리트주의'

< '종북논란' 신은미씨의 토론회 취소를 보며..>
그나마 다행이다. 토론회가 취소되어서.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북한같은 전체주의 체제와 구분되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핵심적인 변별점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입각한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체제 그 자체'를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내포한다. 그리고 (비록 다수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아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자유를 의미한다. 그것은 이를테면 '상상력의 자유'를 합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학문적으로 옹호하는 것>과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정치가-국회의원>의 역할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학생운동' 출신 정치가들은 줄곧 바로 이 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자유주의는 이를테면 '절대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다수의 인식-편견-압제-무력으로부터 개인과 소수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원리가 다르다. 민주주의는 '쪽수론'을 특징으로 한다. 공리주의를 철학적 근간으로 한다. (*옳든 그르든 이게 게임의 법칙이다.)
민주주의는 부자도 서민도, 똑똑한 사람도 무식한 사람도, 조중동에 세뇌되었건 한겨레-경향에 중독되었건, 여당을 지지하든 야당을 지지하든, 박정희를 좋아하든 김대중-노무현을 좋아하든, 깨어있는 시민이든 잠들어있는 시민이든 누구나 <'평등한' 주권자>라고 가정하는 정치체제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가정하는 정치체제이다. 동시에 평범한 보통사람들을 주인으로 존중하는 정치체제이다.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유권자 다수의 '주관'과 소통하는> 정치체제이다. 그래서 민주주의하에서 '학문적 진리'를 추구하려고 해선 안된다. 어떤 '절대적' 진리가 있다고 착각해서도 안된다. 국민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하면서 '가르치려고' 해서도 안된다. 국민들이 조중동과 종편에 세뇌되었다고 함부로 재단해서도 안된다.
민주주의의 적은 '보수'가 아니라 오히려 '엘리트주의'이다. 나만 옳다는 엘리트주의야말로 민주주의와 상극관계이다.
나'만' 진리를 알고, 나'만'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엘리트주의, 나'만' 민중-민족-서민을 대표한다는 선민의식이야말로 민주주의적 사고방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한 엘리트주의는 필연적으로 오만-독단-싸가지없는 자세와 태도로 귀결되고, 그것은 동시에 필연적으로 '대중으로부터의 정치적 고립'을 야기하게 만들고, 자신의 실력양성을 통해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잘못을 헐뜯고 폭로하는 방법으로 이길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현재 새정치연합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는 민주화를 이끌었던 주역인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출신, '학생운동' 세력의 낡은 유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2004년 국가보안법 논란이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교훈이었고, '폐지'만이 옳다고 강변하며 '개정'조차도 거부했던 열린우리당 탈레반들로 인해서 지금은 '개정'조차도 어려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민주주의 정치 체제하에서 정치지도자가 반드시 대중이 옳다고 하는 것만을 '추종'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중들은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따르지 않는다. 대중의 마음은 변덕많은 사랑처럼 언제나 변화한다.
그러나, 그 변덕에도 어떤 규칙성이 있다. 변덕스러움안에 내포하는 어떤 규칙성과 방향성, 우리는 그것을 '역사' 혹은 '시대정신'이라고 표현한다. 그것은 철학의 영역이고, 사회과학의 영역이고, 그리고 역사학의 문제이며, 경제학의 문제이며, 어느 정도는 심리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은 정치가는 <이상을 간직한, 현실주의자>가 되어야만 한다.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는 현 체제에 대한 굴종이며, '현실주의가 없는 이상'은 공허한 낭만주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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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문희님, 박병욱님 외 61명이 좋아합니다.
  • 최병천 관련 기사이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4.10.13/뉴스1 ©...
    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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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사랑 오랜만에 민주주의를 되새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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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ngjin Park 서울인권헌장 사건은 어찌 보시는지요? 전 웬지 데자뷰처럼 느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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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승택 ㅎㅎ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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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cketline Kim 뭔 말인지 이해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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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청호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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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택용 엘리트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상대방의 잘못을 헐뜻고 폭로하는 방법'으로 이길 생각을 한다는 것, 그래서 크게 실기한 사례가 2004년 국보법 개정 실패였다는 것에 동의해요. 그것이 최보좌관의 소신인 것도 들어서 알고요. 그래서 최보좌관은 '실력을 길러서 정책입법을 통한 민생에 유능한 민주당'으로 환골탈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근데...이런 시각으로 새정치연합을 진단하는 것은 '틀리지 않은 프레임'이지만, 새정치연합이 지지부진 한 근원에 대한 요인 중에 한 측면이지 전체를 총괄하는 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이를 최보좌관도 모르지 않겠지만, 가끔 자주! 최보가 지나치게 이 문제에 경도되어서 새정치연합을 본다는 생각이 들어요. 엘리트 학생운동권 출신들의 근원적 문제가 과연 '아직도 투쟁만'에 있을까요? 그리고 이것이 새정치연합을 실패하게 만드는 절반 이상의 이유일까요? '그런 면'도 있지만! 저는 그들이 '투쟁은 데크레이션 용'으로 삼고 기존 민주당 질서와 기득권에 내재적으로 순응한 것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봐요. 그러므로 '젊은 피'가 '늙은 피'만 '더욱 젊게' 만드는 역활을 한 것이지요. 저도 '적대적 공생의 정치'를 입이 아프게 비판했지만, 어느 나라이든 어느 역사적 사례를 보더라도 정당정치는 '상호적이고' '현재적인 조응'에서 출발하여 변화한 것 같아요. 그럼 집권세력인 새누리당은 어떻게 이기고 있는가? 최보가 평소 말하는 '좋은 정치'와 이것에 입각하여 '이길 수 있는 정치'를 하는가? 그래서 이기고 있는가? 아니거든요. 그들이 이 사회의 물적 인적 기득권을 크게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래요. 그들은 야당의 투쟁을 불러일으키는 정치를 하지요. 문제는 '투쟁'과 '반대' 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무능한 투쟁'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최보의 소신인 실력을 키워서 민생을 살리는 정책입법은 그것대로 주요하게 해야겠지만, 정쟁은 새누리당이 지배하는 한국정치에서 아직도 야당의 숙명적 과제라고 봐요. 단 어떻게 제대로 하느냐가 중요하죠. 엘리트 운동권 출신의 문제는 새정치연합 전체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기득권에 연연함으로 에토스가 상실되었고, 기득권의 성을 쌓느라 '실력있는 투쟁'을 연구할 생존욕구도 저하되었고, 머리아프게 노력할 필요가 없으므로 최보가 강조하는 민생에도 무능한...총체적 문제아가 된 것이겠지요. 에이..본 글로 쓸 것을 그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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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청호 최택용 ㅡ 선배. 좋은 의견이고 공감합니다. 대신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 읽는 사람들을 위해 띄워쓰기 좀 하입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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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천 최택용 / 좋은 의견, 같은 생각입니다. 반대와 견제, 그리고 투쟁은 야당의 매우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래서 1) '반대를 잘하는 정당'도 되어야 하고, 2) '대안을 주도하는 정당'도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새정치연합에 대한 저의 진단은 2번)을 너무 못하거나 부재하기 때문에 1번) 역시도 작동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2번) 역할을 강화하면 1번) 역할도 '더' 살아날 것이라고 봅니다. (최택용 선생님이 지적하는, '유능한 투쟁'.. '유능한 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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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행 그것이.... 민주주의인가요? 그리고, 정치인가요? 김대중 대통령이 그랬지요, 정치인은 대중보다 딱 반발짝 앞서서 나가야 한다고. 용기와 기백이 없이 대중에 영합하는 정치는 대중의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역사의 하수구가 그 종착역이 될 것입니다. 엘리트 학생운동 출신 정치명망가에 대한 알러지를 묘한 언어유희로 포장하신 것 처럼 보이는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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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택용 이렇게 한방에 정리하면 나는 뭐가 되남? ㅋ 1번을 잘하기 위해서 2번의 실력을 길러야 된다는 최보의 견해, 1번이 안되는 이유는 당의 기득권 봉건적 체제와 권력 생성의 왜곡에 기인한다는 내 견해가 대립적인 생각이 아니지요. 국회 제일 일꾼 최병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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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백 제 식으로 표현하면, 마케팅을 잘 못하는게 민주당의 문제라는 느낌. 실은 일맥상통하는 문제지요. 여론 시장을 잘 이해 못하고, 내 상품(정책, 정치방침 등)이 좋은데 왜 안 사가는지 고객을 욕하는 꼴이니까요. 운동권 엘리트주의도 문제겠지만... 혹시나 그런 쪽에 트레이닝되어 있는 일꾼들이 너무 적거나 의사결정에서 소외되어 있지는 않은지.. 야당을 보면 그런 생각이 종종 듭니다. 새누리당은 결과적으로 상품이 좋진 않더라도 마케팅이나 영업 측면에선 확실히 민주당보다 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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