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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5일 일요일

비교역사사회학, 찰스 틸리

비교역사사회학(사회과학신서 37)


찰스 틸리 지음 | 안치민 외 옮김 | 일신사 | 1999년 02월 25일 출간

목차

001. 지적 준비
002. 해로운 네 가지 가정
003. 더 해로운 네 가지 가정
004. 비교방법
005. 개별화비교
006. 보편화비교
007. 변이발견비교
008. 포골화비교
009. 결론 

출판사 서평

이 책은 그 제목만으로 짐작하기에는 비교역사사회학을 공부하는 사회학도들의 '교과서'로나 쓰일 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 책은 사실 20세기의 사회과학 담론에 대한 성찰적 비판이며 새로운 대안 모색이다.

틸리는 이 책에서 20세기의 사회과학 담론의 대부분이 사실은 19세기의 가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8가지로 범주화하여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의 대두와 함께 20세기 담론의 개념적 분석 단위였던 '국가'의 역할과 위상이 무엇인가라는 점은 가장 큰 논쟁지점이며, 이미 세계체제론 등의 거시적 관점에 의해 비판되고 해체되고 있다. 이런 사회과학의 시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분석 방법과 단위로서 거대 구조와 폭넓은 과정에 대한 대규모 비교라는 틸리의 제안은 분명 들어볼 만한 방법론적 제안일 것이다
  •   최근 사회과학이 미시적 흐름에 주목하면서 거시사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주류의 거시사는 세계화, 민주주의, 소통과 교통의 혁신이라는 세계사적,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서 점점 연구 영역에서 밀려나고 아래로부터의 개인, 일상생활 등에 초점을 맞춘 미시사가 사회과학의 중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그렇지만, 과거 사회과학의 논지는 주로 위에서 아래로, 국가와 역사 중심의 거시적 흐름이 주류였다.  연구 주제도 초기의 사회과학자들인 맑스, 베버, 뒤르켐 등의 연구에서 보듯이, 주로 자본주의, 계급갈등, 도시화와 빈곤, 산업 노동자등 19세기 서구 사회의 진보와 진화론의 관점에서 출발하였다. 거대한 사회적, 역사적 변화 속에서 “진보” 특히, 서구유럽의 산업발전이 중요했다.
      ‘왜 서구유럽은 자본주의와 산업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는가?’라는 기본적인 인식이 이미 학문 연구에 기본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당시의 제국주의적 분위기, 진화론, 국민국가의 등장과 더불어 사회과학 학문분과의 출현과 발전을 추동했다.  이 분석들은 부르주아적 시각이 깊이 침투해있고 결론은 대부분 서구유럽 사회가 진보된 사회이며 이성적이고 우월한 사회라는 것이었다(맑스는 부르주아적 시각을 비판했으나 그도 진보론적 사고틀에서 연구주제를 분석했다). 그리고 자본주의와 산업 사회는 인간의 진보와 진화의 승리라는 암시 속에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노동자들, 가난한 자들)이나 국가들(서구유럽이나 미국,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지역)을 열등하고 퇴보와 미개 등으로 치부했다.  제국주의와 우생학이 횡행하던 19세기의 이분법적인 사고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인식 체계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과학의 태동이 19세기에 이뤄진 까닭에 19세기 산업사회의 사고틀이 첨단정보화 사회인 현재도 적용되는 것이다.
      비교사 방법은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연구다. 연구 주제는 상당한 역사 기간 동안 이뤄진 변화를 다루기 때문에 보통 수십 년이나 수백 년 단위의 변화를 연구해야한다. 비교 대상들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변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 변수가 어떤 이유로 비교 대상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추적하는 과정은 거대한 주제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이 책의 주요 논지는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다. 경직된 사고틀은 여전히 사회과학을 붙잡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해로운 가정의 틀에서 벗어나 비교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틀 및 연구 방법의 쇄신을 주장한다. 이 책은 1980년대 쓰였으나, 저자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하나의 거대 질문(big question)을 제기한다: 우리는 19세기의 세계를 변형시켜 왔고 또 오늘날 우리 세계를 변형시키고 있는 대규모의 구조와 과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까?(p.20-21)”

     
       “내가 의도하는 것은 세계의 특정 시기와 범위 내에서 원인을 구체화하고, 그 시간-장소의 한계 내에서 각 예들간의 변이를 밝히고, 제시된 시간과 장소로부터 나온 유용한 증거들과 일치하는 진술들이다.  거대 구조, 폭넓은 과정 그리고 대규모 비교에 관한 분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불확실한 진술들을 엮는 기둥을 제공한다(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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