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은폐된 성적 계약
목차
서문 ...10
제1장 계약하기 ...15
제2장 가부장제에 대한 혼란 ...39
제3장 계약. 개인 그리고 노예제 ...67
제4장 창세기. 아버지 그리고 아들의 정치적 자유 ...119
제5장 아내. 노예 그리고 임금 노예 ...169
제6장 페미니즘과 결혼계약 ...219
제7장 매춘이 어때서? ...263
제8장 이야기는 끝나는가? ...303
주 ...324
제1장 계약하기 ...15
제2장 가부장제에 대한 혼란 ...39
제3장 계약. 개인 그리고 노예제 ...67
제4장 창세기. 아버지 그리고 아들의 정치적 자유 ...119
제5장 아내. 노예 그리고 임금 노예 ...169
제6장 페미니즘과 결혼계약 ...219
제7장 매춘이 어때서? ...263
제8장 이야기는 끝나는가? ...303
주 ...324
출판사 서평
이 책을 쓴 페이트만은, 저명한 정치이론가이지만 통상 급진적 페미니즘의 학자로 분류되곤 한다. 급진적페미니즘은 1960년대 후반에 일어난 여성운동의 한 조류로서, 가부장제의 변혁을 목표로 결혼, 가사노동,육아, 성 등에 대한 폭넓은 문제제기와 활발한사회운동을 전개했으며,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페미니즘의 또다른 조류로는 18세기부터 '개인의 자율성 실현'이라는 자유주의 사상의 연장선에서 여성의 억압을 다루어온 자유주의적 페미니즘,1970년대부터 맑스주의와 급진적 페미니즘을 결합하여 '여성의 노동'이란 문제를 제기하고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를 공격했던 사회주의적 페미니즘이 있다. 그러나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급진적 페미니즘이란 '딱지'는 그녀의 사상을 규정하기엔 불충분하다.
페이트만은 이 책에서 '성적계약'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개념을 통해 여러 페미니즘의 이론적·실천적 한계를 드러내고 페미니즘을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유주의를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개인의 자율성'이 실상 여성이 누락된 '남성의 자율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여 이를 급진화시키고자 하며,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남성들간의 관계'와 '남성과 여성의 관계'로 입체화하여 사회주의의 문제의식까지 수용하면서 세련화시키고자 한다고에 따라 저자는 남성들간의 권력관계, 남성과 여성의 권력관계를 해체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의실현을 꿈꾼다. 페미니즘은 곧 민주주의에 다름 아닌 것이 된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사회계약론의 텍스트 분석과 미국, 영국, 호주 등의 사례 분석을결합하여 이상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개해간다.
근대 민주주의의 사상적 기초를 마련한 사회계약론, 그러나...
사회계약론은 시민사회가 개인들의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사회계약론에서 남성과 여성의 계약, 즉 성적 계약의 이야기는 억압되어 있다. 이런 억압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를 은폐한다. "사회계약은 자유에 관한 이이디어다. 하지만 성적 계약은 예속의 이야기이다"(17쪽) 따라서 자유롭게 계약하는 '개인들'이란 실제로는 '남성들'일 뿐이다. 정치이론가들이 성적 계약에 관해 침묵하는이유는두가지이다. 첫째, 가부장제를 '아버지의 지배'로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근대 시민사회에서 전근대적인 아버지의 지배는 소멸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부장제는 아버지의 지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근대 사회는 아버지를 '살해'했지만 형제적 가부장제를 만들어냈고, 따라서 남성들의 권력은 여전히 다른 형태로 존속하고 있다. 둘째,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분리하고 공적 영역만을 정치적인 영역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성적 계약은 사적 영역만의 문제라고, 공적 영역은 가부장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제시된다. 그러나 남성이 여성을예속하는 성적 계약은 결혼계약, 고용계약, 매춘계약, 대리모계약 등의 형태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가로질러 맺어지고 있다.
아버지는 죽었으나 형제들은 살아 남았다
가부장제에 대한 입장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전통적 가부장제. 이는 가족의 가장인 아버지의 지배를 자연적인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둘째, 고전적 가부장제. 이는 전통적 가부장제를 확대하여,왕이 아버지이고 아버지가 왕이라는 식으로 정치적 권력과 아버지의 지배를 동일시한다. 셋째, 근대 가부장제. 사회계약론은 근대 사회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의 계약은 아버지의 지배를 소멸시킨다고 주장한다.전통적·고전적 가부장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의 표어 중 하나가'우애'(통상 '박애'로 번역되는 '형제애')인 것에서 보여지듯, 근대 사회는 아버지의 지배를 소멸시키는 대신 형제적 가부장제를 만들어냈다. 우애는 시민사회에 남성적인 질서와 남성적인 연대를 구성하는 원리이며, 여성에 대한 성적 지배를 의미한다.
계약은 권력을 생산한다
근대 사회는 온갖 계약을 통해 움직인다. 그러나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입각하여 자유릅게 계약을 맺는다는 이야기는 정치적 허구일 뿐이다. 이 정치적 허구의 모순은 계약론적 관점에서 노예제를 옹호했던 주장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과 노예가 계약을 맺어 주인은 노예의 안전을 보호하고, 그 대가로 노예는 자신의 예속상태를 받아들인다는 논리는 실상 계약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관계를 인식하지 못한다. 계약론적 관점은 노예의 자유(계약을 맺을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노예의 자유 박탈(단 한번의 계약에 따른 평생에 걸친 예속상태)을 인정해야 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진다.
성적계약은 노예계약이 아니지만, 계약이라는 명목 아래 권력관계를(재)생산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여성은 분명 계약의 한 당사자여야 하지만 동시에 정치사회·시민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여성은 계약에 참여할 능력이 없는존재로 그려진다. 이러한 계약론의 논리적 모순은 근대 사회가 여성의 예속이라는 가부장적 질서 위에서 개인(중성적인 개인, 따라서 남성 성인일 뿐인 개인)의 시민적 자유를 획득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근대적인 형제적 가부장제를 지탱시키는 성적계약은 공적·사적 영역을 가로질러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것은 결혼계약이지만, 고용계약, 매춘계약, 최근에 나타난 대리모계약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위한 페미니즘
기존의 페미니즘의 주장처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법적·계약적 권리를 성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으며, 그 동안 많은 권리를 획득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성적 계약에 따른 남성에 의한 여성의 정치적 지배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성이 남성과 계약상의 동등한 당사자가 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법률적 개혁이 일어난지 한 세기 이상 지난 지금, 여성들은 거의 남성과 법률적으로 동등해졌다고 할 수 있으나 여전히 남편의 보호 아래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남성들은 여전히 광범위한권력을 누리며 아버지의 신분에서 나오는 이익까지 얻는다'(314쪽). 따라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한 예속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성과 여성의 '자유와 예속의 관계'를 이해할 때 비로소 "명실상부한 자유로운 사회"(321쪽), 즉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정치적 기획의 출발선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성적 계약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소개
지은이 : 캐럴 페이트만(Carole Patenman)
UCLA 정치학 교수.
영국 서섹스에서 노동계급의 자녀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북아메리카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정치학회 회장, 아메리카 정치학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정치학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책은 1989년 아메리카 정치학회의 빅토리아 슈크 상을 수상했고 현재 6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는《여성의 무질서:민주주의, 페미니즘, 정치 이론》(1989),《정치 적 의무의 문제·자유주의 이론의 비판적 분석》(1979),《참여와 민주주의 이론》(l970)이 있으며, 민주주의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페이트만은 이 책에서 '성적계약'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개념을 통해 여러 페미니즘의 이론적·실천적 한계를 드러내고 페미니즘을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유주의를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개인의 자율성'이 실상 여성이 누락된 '남성의 자율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여 이를 급진화시키고자 하며,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남성들간의 관계'와 '남성과 여성의 관계'로 입체화하여 사회주의의 문제의식까지 수용하면서 세련화시키고자 한다고에 따라 저자는 남성들간의 권력관계, 남성과 여성의 권력관계를 해체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의실현을 꿈꾼다. 페미니즘은 곧 민주주의에 다름 아닌 것이 된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사회계약론의 텍스트 분석과 미국, 영국, 호주 등의 사례 분석을결합하여 이상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개해간다.
근대 민주주의의 사상적 기초를 마련한 사회계약론, 그러나...
사회계약론은 시민사회가 개인들의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사회계약론에서 남성과 여성의 계약, 즉 성적 계약의 이야기는 억압되어 있다. 이런 억압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를 은폐한다. "사회계약은 자유에 관한 이이디어다. 하지만 성적 계약은 예속의 이야기이다"(17쪽) 따라서 자유롭게 계약하는 '개인들'이란 실제로는 '남성들'일 뿐이다. 정치이론가들이 성적 계약에 관해 침묵하는이유는두가지이다. 첫째, 가부장제를 '아버지의 지배'로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근대 시민사회에서 전근대적인 아버지의 지배는 소멸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부장제는 아버지의 지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근대 사회는 아버지를 '살해'했지만 형제적 가부장제를 만들어냈고, 따라서 남성들의 권력은 여전히 다른 형태로 존속하고 있다. 둘째,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분리하고 공적 영역만을 정치적인 영역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성적 계약은 사적 영역만의 문제라고, 공적 영역은 가부장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제시된다. 그러나 남성이 여성을예속하는 성적 계약은 결혼계약, 고용계약, 매춘계약, 대리모계약 등의 형태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가로질러 맺어지고 있다.
아버지는 죽었으나 형제들은 살아 남았다
가부장제에 대한 입장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전통적 가부장제. 이는 가족의 가장인 아버지의 지배를 자연적인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둘째, 고전적 가부장제. 이는 전통적 가부장제를 확대하여,왕이 아버지이고 아버지가 왕이라는 식으로 정치적 권력과 아버지의 지배를 동일시한다. 셋째, 근대 가부장제. 사회계약론은 근대 사회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의 계약은 아버지의 지배를 소멸시킨다고 주장한다.전통적·고전적 가부장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의 표어 중 하나가'우애'(통상 '박애'로 번역되는 '형제애')인 것에서 보여지듯, 근대 사회는 아버지의 지배를 소멸시키는 대신 형제적 가부장제를 만들어냈다. 우애는 시민사회에 남성적인 질서와 남성적인 연대를 구성하는 원리이며, 여성에 대한 성적 지배를 의미한다.
계약은 권력을 생산한다
근대 사회는 온갖 계약을 통해 움직인다. 그러나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입각하여 자유릅게 계약을 맺는다는 이야기는 정치적 허구일 뿐이다. 이 정치적 허구의 모순은 계약론적 관점에서 노예제를 옹호했던 주장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과 노예가 계약을 맺어 주인은 노예의 안전을 보호하고, 그 대가로 노예는 자신의 예속상태를 받아들인다는 논리는 실상 계약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관계를 인식하지 못한다. 계약론적 관점은 노예의 자유(계약을 맺을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노예의 자유 박탈(단 한번의 계약에 따른 평생에 걸친 예속상태)을 인정해야 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진다.
성적계약은 노예계약이 아니지만, 계약이라는 명목 아래 권력관계를(재)생산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여성은 분명 계약의 한 당사자여야 하지만 동시에 정치사회·시민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여성은 계약에 참여할 능력이 없는존재로 그려진다. 이러한 계약론의 논리적 모순은 근대 사회가 여성의 예속이라는 가부장적 질서 위에서 개인(중성적인 개인, 따라서 남성 성인일 뿐인 개인)의 시민적 자유를 획득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근대적인 형제적 가부장제를 지탱시키는 성적계약은 공적·사적 영역을 가로질러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것은 결혼계약이지만, 고용계약, 매춘계약, 최근에 나타난 대리모계약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위한 페미니즘
기존의 페미니즘의 주장처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법적·계약적 권리를 성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으며, 그 동안 많은 권리를 획득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성적 계약에 따른 남성에 의한 여성의 정치적 지배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성이 남성과 계약상의 동등한 당사자가 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법률적 개혁이 일어난지 한 세기 이상 지난 지금, 여성들은 거의 남성과 법률적으로 동등해졌다고 할 수 있으나 여전히 남편의 보호 아래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남성들은 여전히 광범위한권력을 누리며 아버지의 신분에서 나오는 이익까지 얻는다'(314쪽). 따라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한 예속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성과 여성의 '자유와 예속의 관계'를 이해할 때 비로소 "명실상부한 자유로운 사회"(321쪽), 즉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정치적 기획의 출발선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성적 계약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소개
지은이 : 캐럴 페이트만(Carole Patenman)
UCLA 정치학 교수.
영국 서섹스에서 노동계급의 자녀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북아메리카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정치학회 회장, 아메리카 정치학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정치학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책은 1989년 아메리카 정치학회의 빅토리아 슈크 상을 수상했고 현재 6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는《여성의 무질서:민주주의, 페미니즘, 정치 이론》(1989),《정치 적 의무의 문제·자유주의 이론의 비판적 분석》(1979),《참여와 민주주의 이론》(l970)이 있으며, 민주주의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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