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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0일 수요일

비판적 지역주의 - 자료



1차 세계대전이 국제 관계의 기본 규칙을 와해시켰고, 폭발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많은 중간 계급의 몰락을 낳았으며, 대규모의 “집단 이주”(Ibid., 267; 489쪽)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향을 떠나자마자 노숙자(homeless)가 되었고 국가를 떠나자마자 무국적자(stateless)가 되었다. 인권을 박탈당하자마자 그들은 무권리자들(rightless)이 되었으며 지구의 쓰레기가 되었다.”(Ibid., 267; 489~90쪽)


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적을 상실한 소수 민족들과 망명자들, 이주민들이 겪은 사태는 그의 지적을 입증해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의 권리 상실은 어떤 경우에든 인권의 상실을 수반했다. 최근의 사례인 이스라엘 국가가 입증하듯이, 인권의 회복은 국민적 권리의 확립이나 회복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인권 개념은 인류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가정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인권을 믿는다고 고백한 사람들이 인간이라는 사실 외에는 모든 다른 자질과 특수한 관계들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마주치는 순간, 인권 개념은 파괴되었”(Ibid., 299; 537쪽)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권이라는 것은 어떤 개인이 어떤 나라의 국민이나 시민이든 간에,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로 인해 지니게 되고 누릴 수 있는 권리이며, 따라서 시민의 권리에 논리적으로 선행하는 것임에도, 실제로는 어떤 개인이 이러한 인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특정한 나라의 시민 내지 국민의 자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인권은 시민의 권리와 독립적인 것이 아닐뿐더러, 시민의 권리에 논리적으로 선행하고 그것을 근거 짓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민의 권리에 의존하는 것임이 드러난다. 이것이 아렌트가 말하는 인권의 역설이다.



Judith Butler & Gayatri Chakravorty Spivak, Who Sings the Nation-State? ─ language, politics, belonging, London and New York: Seagull Books, 2007.

[국역] 주해연 역,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 서울: 웅진씽크빅, 2008.




"우리는 왜 이 시점에서 '비판적'인 '지역주의'를 논하고 있는 것일까요? 비판적 지역주의는 민족주의를 넘어서 혹은 민족주의 아래에서 작동하면서, 동시에 국가와 비슷한 추상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적 지역주의는 단순히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인권침해 사례를 모으거나, 스스로 행동할 수 없는 대중의 이해를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공익소송을 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자신이 실질적인 헌법적 부정의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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