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외교정책 브레인 왕지쓰 ‘미국 평가절하 논문’ 파장
[중앙일보] 입력 2012.04.04 00:07 / 수정 2012.04.04 11:20
“미국과는 제로섬 경쟁
중국이 결국 이길 것”

3일(현지시간)자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왕지쓰(王緝思·사진) 원장은 최근 발표한 ‘미·중 간 전략적 불신 해결 방안’이라는 논문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며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경제와 정치가 계속 삐걱거릴 경우 결국 중국이 승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지쓰가 중국 공산당과 외교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영향력 있는 외교학자인 만큼 그의 이런 주장은 국제사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왕지쓰는 이번 논문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중국센터장을 맡고 있는 케네스 리버설과 공동으로 펴냈다.
왕지쓰는 논문에서 “미국은 더 이상 놀라운 국가가 아니며 신뢰할 만한 나라도 아니다”며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이런 미국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중국의 자신감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양국 간 국력 차이는 2003년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전 이후 좁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만간 중국 경제가 미국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와 관련,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는데 몇십 년(how many decades)이 아닌 몇 년(how many years)이 필요한가’가 국제사회에서의 화두”라며 “중국의 성장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아랑곳없이 지속됐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이 발판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왕지쓰는 중국의 부상을 우려한 미국이 중국의 고급 정보를 빼내기 위해 적극적인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으며 중국의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힘을 기르며 기다린다)’ 시대도 끝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논문 공저자인 리버설은 “그의 미국에 대한 평가는 중국의 특별한 목적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리버설은 지난주 중국 칭화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양국이 15년 안에 적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고 말했다.
◆왕지쓰=중국 굴지의 국제문제 전문가. 1993~2005년엔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중앙당교(黨校) 교장을 맡고 있던 2001년 5월 당교 국제전략연구소장에 발탁돼 5년간 일했다. 이 때문에 후 주석의 외교안보 브레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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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는 해’ 중국 외교정책 브레인 논문 파장, GDP 격차 뚝뚝…‘수년 내 미국 추월’
“미국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 중국의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힘을 기르며 기다린다)’는 끝났다.”
글로벌 ‘G2(미국과 중국)의 ‘파워 게임’에서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주장한 사람은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이다. 중국 공산당과 외교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영향력 있는 외교학자다.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왕 원장은 최근 ‘미중 전략적 불신 해결 방안’이라는 논문에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와 정치가 계속 삐걱거린다면 결국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최고의 미국 전문가로 꼽힌다. 1993~2005년엔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외교안보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이 논문 작성에는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중국센터장을 맡고 있는 케네스 리버설도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글로벌 ‘G2(미국과 중국)의 ‘파워 게임’에서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주장한 사람은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이다. 중국 공산당과 외교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영향력 있는 외교학자다.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왕 원장은 최근 ‘미중 전략적 불신 해결 방안’이라는 논문에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와 정치가 계속 삐걱거린다면 결국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최고의 미국 전문가로 꼽힌다. 1993~2005년엔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외교안보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이 논문 작성에는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중국센터장을 맡고 있는 케네스 리버설도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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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중국, 지는 미국’
왕 원장은 논문에서 “미국은 더 이상 놀라운 국가도, 신뢰할 만한 국가도 아니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경제 및 군사력을 기반으로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위축되고 중국은 확장하며 양국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면서 양국 간 차이가 줄기 시작했다고 왕 원장은 분석했다. 미국이 과도한 전비 지출과 금융 위기 등으로 과거의 영광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2003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의 8배였지만 지금은 3배도 안 된다고 왕 원장은 말했다.
중국의 성장은 1998년 아시아 금융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아랑곳없이 지속됐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은 폭발적 성장의 발판이 됐다.
왕 원장은 중국 경제가 조만간 미국을 제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는데 몇 십 년(many decades)이 아닌 몇 년(many years)이 걸릴 것이냐가 화두”라고 말했다.
왕 원장은 논문 내용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거나 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워싱턴과 베이징 정가에서의 영향력과 고위층에 대한 접근 능력 등을 감안할 때 그의 주장은 충격적”이라고 논평했다.
왕 원장과 리버설 센터장은 또한 미국과 중국이 적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양국의 불신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양국은 무역과 환율은 물론 동남아시아 패권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왕 원장은 “다급해진 미국이 최근 항공기와 선박을 동원해 중국 국경을 감시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을 화나게 하는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 내 인권 단체를 후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리버설 센터장은 “미국의 중국의 스파이와 미국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증가하고 있는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버설 센터장은 3월 마지막 주 중국 칭화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양국이 15년 안에 적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두 나라 간 무력 충돌이 실제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양국이 서로를 겨냥해 군비 지출을 늘리고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자신의 편을 들라고 강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미국의 분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전설리 한국경제국제부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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